오늘 본문에서 포도원지기는 주인에게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라고 말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를 위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간청을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포도원지기의 행동은 하나님과 그의 성도들 사이에서 중보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연상하게 됩니다. 더욱 더 감동스러운 것은 한 해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두루 파고 거름을 주겠다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로마의 카타콤 입구에는 인상적인 조각상이 서 있습니다. 양을 어깨에 메고 양손으로 양의 앞뒤 두 발을 꼭 붙잡고 있는 목자의 모습입니다. 이 조각상은 선한 목자상이라고 부르는데 그 조각상에는 초대교회 당시 성도들의 신앙고백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붙잡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저들을 꼭 붙들고 계시기에 어떠한 핍박과 어려움이 다가와도 신앙의 절개를 버리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것이라는 것입니다.
복음을 두 번이상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혹시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했어도 기회를 더 주어 다시 만회를 하게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주님이 우리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시는 이유는 믿음의 현주소를 다시 보게 하시고 우리가 끝까지 믿음을 지켜내고 자신의 양으로 남아주길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선한 목자가 되시어 우리들을 끝까지 지키시고 인도하시고 붙잡아 주십니다. 우리가 세상에 지치고 사람에게 지치고 일에 지쳐 낙심하고 좌절하고 있을때에 우리를 일으켜 세워 강한 팔로 붙잡아 주시고 부족하고 연약하여 열매를 잘 맺지 못하여도 우리를 다시 부르시고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십니다. 회개의 기회를 주시어 회복토록 인도하시고 다시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것입니다.
영국의 종교개혁자인 존 웨슬리(John Wesley)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은 우리의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사랑을 바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완전이란 윤리적으로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웨슬리는 옥스퍼드대학 시절부터 규칙주의자(Methodist)로 불리우며 철저하게 주님을 따르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번번히 좌절했고 실패했습니다. 사랑에도 실패하고 선교현장에서도 실패를 경험합니다. 믿음에 대하여도 큰 회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올더스게이트에서의 회심사건을 통해 찾아오셔서 만나주시고(칭의) 성화의 삶을 살도록 이끄시는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그는 생애 전체를 통해 좌절과 절망을 극복하고 영국 성공회가 교회의 의식과 예전에 매여 백성들의 삶을 외면할 때 직접 그들을 찾아가서 희망을 심어주며 공장과 탄광, 거리등에서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 복음을 담대히 전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결을 선포하며 그 분을 닮아가는 말씀의 육화(Incarnation)를 실천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은혜는 오늘도 우리를 찾아 오셔서 만나주시고 성령으로 보듬어 주셔서 그리스도의 완전을 향해 하나님의 나라에 다다르는 그 날까지 거룩과 성결의 삶을 살아가도록 성도들을 도우시고 끝까지 책임져주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이 은혜를 오늘도 기억하며 넘어졌던 자리에서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 담대히 걸어가시는 영적인 선봉장들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