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칠레 사이의 국경에 위치한 해발 3,832미터의 우스파야타 고개에는 예수님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안데스의 예수님상’이라고 불리는 이 청동상은 양국의 국경분쟁이 평화롭게 타결된 것을 기념하여 1904년에 제작되었습니다.
이 동상은 그 후 100년 동안 양국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굳건히 제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착공되던 당시에는 동상의 방향을 두고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지형과 여러 가지 조건들을 따지다보니 동상이 자연스럽게 아르헨티나 쪽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칠레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왜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어? 저들에게만 예수님의 축복이 임하라는 거야?”
칠레 사람들의 원성이 커지자 양국간 화해의 분위기에도 차츰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난국을 해결한 것은 어느 기자의 재치 있는 기사 한 문장이었습니다.
예수님상을 취재한 기자는 기사 말미에 예수님상이 칠레에 등을 돌린 이유를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예수님상이 아르헨티나 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직 나라가 더 많이 돌보아야 할 나라이기 때문이다.”
기사를 접한 칠레 사람들은 더 이상 예수님 상의 방향을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합니다. 새롭지만 전혀 어렵지 않은 해법을 제시한 기자의 재치로 양국은 계속 평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