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14년 3월 16일 주일은 에스더가 자기 민족을 하만의 손에서 구해 낸 부림절이다.
부림절은 아달월 14일이므로 보통 3월 초순에 오지만, 올해는 윤달이 있으므로 윤달
인 웨아달월에 지킨다. 이어서 다가오는 유월절도 보통 4월 초순에 오지만, 올해는 4
월 20일에 오게 된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400년대 에스더서
(사진)
부림절의 핵심은 회당에서 에스더서를 읽는 일이다. 에스더서를 읽을 때 구원의 대목은 큰 소리로 읽고(에 2:5, 8:15, 8:16, 10:3), 하만의 열 아들 이름은 단숨에 읽어 버린다. 열 아들이 한꺼번에 처형당한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하만’이라는 더러운 이름이 나오면 라아샨(딱따기)을 마구 돌려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책상을 치면서 야유하기도 한다.
부림절에는 가난한 사람 2명 이상(복수)에게 기부금도 낸다. 탈무드 내용에 따라 이 날만큼은 물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면서 민족 구원의 기쁨을 즐기고, 거국적(擧國的)인 가장행렬(假裝行列)도 즐긴다.
유대인들은 부림절 직전 안식일에 신명기 25장을 읽는다. “너희가 애굽에서 나오는 길에 아말렉이 네게 행한 일을 기억하라 … 너는 아말렉의 이름을 천하에서 도말할지니라 너는 잊지 말지니라”라는 구절을 되새기기 위함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모르드개가 아말렉 족속 하만에게 절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만 역시 유대민족을 몰살시키려 한 것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출애굽 시기에 생긴 이스라엘 민족과 아말렉의 악연은 사울, 다윗, 시므온 자손들이 아말렉과 전투를 벌이게 했고, 페르시아 시대에는 모르드개와 하만의 갈등으로 재연된 셈이다.
유대인들은 에스더서를 출애굽기에 버금가는 중요한 책으로 간주한다. 모든 유대인들이 죽을 위기에 있었으나 하나님이 구출해 주신 민족구원의 사건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중세시대 유대인들은 다른 성경보다 특히 에스더서를 즐겨 읽었다. “기독교가 우리를 박해할지라도 하나님이 마침내 에스더서 내용처럼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에스더서는 아가서와 함께 하나님 이름이 나오지 않는 성경책이다. 아가서 8장 6절에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라고 나오지만, 히브리 원어는 ‘샬 헤베트’로서 그냥 ‘불꽃’일 뿐이다. 랍비 알프레드 콜라치는 “에스더서는 원래 페르시아 전역에 보낼 두루마리 편지였으므로 배달 과정에 더럽혀지거나 잘못 다루어질 가능성이 있었고,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 불경하므로 하나님 이름을 넣지 않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왜?” 14-8 참조)
‘푸림’은 ‘푸르’(제비)의 복수어(에 9:26)로서 하만이 유대인들을 학살할 날짜를 제비 뽑은 데서 유래하였다.
유대 전승에 의하면,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던 대제사장 예수아는 하나님께 건축자금을 구하면서 3일 동안 금식기도를 했는데, 마지막날에 모르드개가 보낸 낙타 열 마리가 금과 은을 싣고 도착했다”라고 전해진다. (출처 : 세계기독교박물관 www.segibak.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