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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함께 기도하고 사랑할 때-이상호목사

우리 모두가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다시피, 지난 월요일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마라톤 게임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에서 가장 큰 마라톤 대회 중 하나입니다. 금번 보스톤 마라톤 우승자들은 남녀 모두 아프리카 출신들이었습니다. 남자 마라톤에서는 에티오피아 선수 레리사 데시사(Lelisa Desisa, 23세)가 2시간 10분 22초로 우승했고, 여자 마라톤에서는 케냐 출신 리타 젶투(Rita Jeptoo)가 2시간 23분 38초로 우승했습니다.

금번 대회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여자 마라톤 우승자 리타 젭투는 32세의 노장이자 엄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도 우상자이기도 한 그녀는 결승점을 통과한 후 기쁨을 이겨내지 못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습니다.

레리사 데시사와 리타 젭투의 이름은 보스톤 마라톤 역사에 기리기리 남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들은 승리의 감격을 만끽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결승 라인을 넘어선 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두 개의 폭탄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입니다. 연쇄 폭발은 지난 월요일 오후 2시 50분경 일어났습니다. 그 폭발은 세 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갔고, 17명의 중상자들과 180여 명의 부상자들을 길거리에 남겨두었습니다. 그 폭발소리와 함께 승자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고, 마라톤 대회는 축제에서 아수라장으로 변모했습니다.

경기에 참석했던 선수들이나 그곳에 구경 나온 수많은 관중들은 폭발소리를 듣고서 급히 그 현장에서 달아나기에 분주했습니다.

그 두 개의 폭탄 폭발로 인해 아까운 목숨을 잃었던 이들은 이렇습니다:

29세의 크리스틀 캠블(Krystle Campbell from Arlington, Mass)은 딸 릴리언 캠블(Lillian Campbell said)과 함께 마라톤 구경 나왔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다른 희생자는 중국 유학생으로 밝혀진 보스턴 대학원 학생입니다. 그녀는 결승전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셋째 희생자는 겨우 8살 밖에 되지 않은 마틴 리챠드(Martin Richard of Dorchester)입니다. 그 소년 역시 결승점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참사를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의 어머니와 동생 (6살) 역시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다행히 장남 헨리(12살)는 부상을 피했지만, 아빠 빌(Bill Richard)도 폭발 파편에 맞아 다리에 경상을 입었습니다. 그 폭발사건은 단란한 일가족의 행복을 산산조각 내고 말았습니다.

사건 이틀 후 빌은 NBC 방송을 통해 세상을 떠난 아들을 애도하는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마틴이 보스턴 테러에서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부인과 딸은 모두 중상에서 회복 중입니다.”

FBI 발표에 의할 것 같으면, 그 폭탄은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압력밥솥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압력밥솥 안에 화약을 넣고, 그 속에 수많은 둥그런 구슬들과 못들을 넣었으며, 전자 팔목 타이머 시계를 집어넣었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압력밥솥이 그토록 무서운 폭발물 제조기로 악용되다니 참으로 놀라울 뿐입니다.

하긴 미국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US)에 의할 것 같으면, 아프카니스탄, 인디아, 네팔 그리고 파키스탄 등지에서 압력밥솥이 폭탄으로 변조되어 사용된 경우가 매우 흔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런 나라에서는 압력밥솥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그런 용기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번 보스톤 마라톤 폭탄 사건과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로 말미암아 나의 마음이 심히 아프기도 했지만 나의 마음에 더 큰 아픔을 안겨주었던 것은 그 폭발 사건 이후 각계에서 보였던 반응 때문입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시간에 팍스 뉴스의 고정 해설자이자 보수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에릭 러쉬(a Fox News Anchor and Conservative columnist Erik Rush)는 보스톤 폭탄사건을 풍자해서 이슬람 교도들을 희롱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교도가 폭탄 사건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악마이다. 우리는 그들 모두를 죽여야 한다 (Yes, they’re evil. Let’s kill them all.”).”

지난 주 한 기사 제목을 보고서 나의 마음이 무척 아팠는데, 그 기사 제목은 이러했습니다. “(폭탄 용의자가) 제발 무슬람이 아니길. Please Don’t Be A Muslim.”

사실상 지난 목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보스턴 마라톤 폭탄 설치 용의자의 신변에 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용의자를 이슬람계 사람일 것이라고 미리 추정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지난 목요일 저녁 언론매체를 타고 긴급히 전해진 소식은 그들의 섣부른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해 주기도 했습니다. 보스톤 폭탄 설치범들이 조하르 A. 차르나예프(19세)와 그의 형인 타멜란 차르나예프(26세)로 밝혀졌습니다. 그들은 10년 전 러시아의 체첸공화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왔고, 불행히도 그들은 이슬람 교도들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주 경찰과 FBI의 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나의 가슴을 매우 아프게 만들었던 그 기사 제목을 떠올리고 또 떠올리면서 이렇게 희망을 품었습니다. “제발 이 번만은 무슬람이 아니길…” 그런데 나의 간절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테러 용의자가 이슬람 교도로 밝혀지고 말았지요.

하지만 이슬람교는 결코 폭력을 옹호하는 종교가 아니며, 이슬람교 신자들 모두가 극도의 무슬람주의자들도 아닙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슬람교들은 폭력을 정죄하며 그런 행위를 선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보스톤 폭발 사건 이후 곧바로 수많은 이슬람교 신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그 폭탄 사건을 저주하면서 희생자들을 향한 관심과 애도와 기도문을 띄워 보냈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이 올린 몇몇 메시지를 소개하노라면 이렇습니다.

“다른 배경을 가진 미국인들처럼 미국 이슬람교도들 역시 마라톤 참가자들과 관중들을 폭탄으로 공격한 비겁한 행동에 크게 분노하며 정죄한다… 우리 모든 미국인들은 다 함께 그런 비겁한 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Nihad Awad, executive director of the 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s)

“제발 ‘무슬람’이 아니길…” (Libyan Twitter user named Hend Amry)

“진실: 테러는 어떠한 종교, 인종, 그리고 국적에도 환영 받지 못한다. 테러에 맞설 때 우리는 하나가 될 것이다.” (Nervana Mahmoud, a U.K. citizen)

한 명의 마라톤 경주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나는 너무나 큰 좌절감을 느낀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 범인이 누구이든, 어떠한 종교도 이런 폭력행위를 결코 정당화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 (Qasim Rashid, the chairman of the Muslim Writer’s Guild of America)

미국의 기본철학은 이렇습니다. “비록 색깔과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는 아메리칸들이다.”그런데 정말로 우리는 우리가 외치는 것처럼 참된 아메리칸들일까요? 우리 가운데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는 자유와 용기 있는 자들의 땅인 이 나라를 진정 사랑하고 서로 하나가 되고자 힘써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금번 보스톤 마라톤 폭탄사건은 모든 아메리칸들에게 큰 충격이자 큰 아픔이었습니다. 이 말은 기독교를 믿는 아메리칸들뿐만 아니라 이슬람교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모든 아메리칸들에게도 큰 충격이자 아픔이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도 금번 폭탄사건은 유난히도 아메리칸 이슬람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그들이 이슬람 교도들이기 때문일까요? 사실 그 이유는 “무슬람은 곧 테러분자”라는 오명 때문입니다. 9/11 뉴욕 테러사건이 일어난 후 벌써 수년이 흘러갔건만 그들로부터 그 오명은 벗겨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그 오명을 벗어내기 위해서라도 서러움을 딛고서 이슬람 미국인들이 더욱더 하나되기 위해 분발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미국이 이젠 그들을 진정한 아메리칸들로 받아주는 이해와 포용을 베풀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나요?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한 땅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스톤 마라톤 폭발사건으로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이 시간에 미국이 기억해야 할 것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희망의 약속입니다. 특별히 오늘 우리가 함께 읽었던 시편 46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인 모두가 다 함께 읽어야 할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며 힘이십니다. 어려울 때에 언제나 우리를 돕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땅이 흔들려도, 산들이 바닷속으로 무너져 내려도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파도가 치고, 사나운 바다에 산들이 흔들려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셀라)

가장 높으신 분이 사시는 성소, 하나님의 성에 기쁨을 가져다 주는 시내가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성 안에 계시므로, 그 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새벽부터 그 성을 도우실 것입니다. 나라들이 떨며 왕국들마다 흔들거립니다. 그가 목소리를 높이시자, 땅이 녹아 내립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십니다. (셀라)

와서 여호와께서 하신 일을 보십시오. 주께서 이 땅을 폐허가 되게 하셨습니다. 주는 온 땅에서 전쟁을 그치시고 활을 꺾으시고 창을 부러뜨리시며 방패를 불로 사르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라. 나는 모든 나라들 위에 높임을 받을 것이며, 온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자가 될 것이다.”

만군의 여호와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십니다. (셀라) (시 46장. 쉬운성경)

시편 기자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숱한 비극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비극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계신 사랑의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처럼 나 역시도 오늘 이 시간에 굳이 보스톤 마라톤 폭탄사건의 이유와 목적을 논하려 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나는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 이유와 목적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폭탄사건이 하나님의 신비한 섭리와 목적을 위해 미리 계획되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편 기자가 강조하고 있듯이, 살아 계신 사랑의 하나님께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슬퍼하고 있는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서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를 어루만지시며 일으켜 세워주시며,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새 힘을 공급해 주십니다.

시 46:9-11은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주는 온 땅에서 전쟁을 그치시고 활을 꺾으시고 창을 부러뜨리시며 방패를 불로 사르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라. 나는 모든 나라들 위에 높임을 받을 것이며, 온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자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미국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서 잠잠히 거해할 때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공방을 하거나 종교와 이념의 차이로 더욱 분열되기 보다는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를 받아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십니다.

우리는 미국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땅에서 함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종교나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이 땅을 진정 사랑하는 한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께서 고전 13:4-7에서 사랑을 이렇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내가 생각하기엔, 바로 이 사랑이야말로 모든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어줄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조건 없이 사랑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같은 것을 믿고 같은 종교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한 나라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해주고, 사랑할 때 비로서 우리 안에 있는 상처가 치유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슬픈 시간에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기도해 줄 때 비로서 우리 안에 있는 불신과 분열의 벽은 허물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미움과 불신은 결코 영원히 승리할 수 없음을 압니다. 오직 사랑만이 항상 승리합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으며 이것을 믿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 다음과 같은 기도 제목을 가지고 힘써 기도합시다.

 

금번 폭탄사건으로 숨진 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합시다.
부상 당한 분들의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합시다.
목숨을 잃어가 부상 당한 이들의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로 받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더불어 지난 수요일 텍사스 웨스트코 비료공장에서 일어난 대형화재로 인명을 잃고 부상을 입어 고통 중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힘써 기도합시다.

 

서로 사랑하고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 미국은 정녕 치유될 것이고 더욱 건강한 나라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미국에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아멘.

 

글쓴이: 이상호 목사, 올리브연합감리교회 HI
올린날: 2013년 4월 23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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