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부흥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무슨 약 장사도 아니고, 쉰 목소리를 내는 부흥사가 헌금을 강요하고, 담임목사 양복이나 사줘야 한다는 수준 낮은 경험을 했다면 부흥회 알러지가 생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는 담임목사가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강사를 통해서 대신 전하는 목사도 있나 봅니다.
외부 강사들이 강단에 올라갈 때마다 제일 긴장하는 사람은 아마 담임목사일 것입니다. 설교를 잘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과장하면, 담임목사의 목을 걸고서 강단을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는 분을 강사로 모시는 것입니다. 집회 인도를 부탁할 때, 가끔 강사님이 교회의 이슈나 집회의 목적을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기도 중에 성령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가지고 오셔서 마음껏 전하시면 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제 경우에도 집회를 가거나 다른 교회에서 설교를 할 때 그렇게 합니다. 예전에 선배 목사님이 제게 부흥회를 인도하라고 전화를 하신 적이 있는데, “제가 무슨 부흥회입니까? 저는 못합니다.”라고 바로 사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해보고 결정하라고 하셔서, 다음 날 새벽에 기도하는데 말씀을 주시는 겁니다. 제가 속으로 “부흥회 해보고 싶어서 말씀을 떠올린 거 아냐?” 하면서도, 성령께서 주신 것으로 믿고, 기도 중에 받은 본문과 제목을 이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집회가 다 끝나고 선배 목사님께서 그러시는 겁니다. 이메일에 적힌 본문과 제목을 보면서 이미 은혜를 받으셨다고 말입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해 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끊임없이 감사함은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 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에서 역사하느니라 (살전2:13)” 어떤 분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는 은혜를 부어 주셔도 받을 수 없습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말씀으로 믿고 받을 때 우리 안에서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번 집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는 놀라운 고백이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