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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갑바도기아

터키의 브라이스 캐년 . . . 갑바도기아

▲ 터키의 괴레메 동굴은 초대 기독교인들의 은신처였다
갑바도기아(Cappadocia)란 ‘친절하고 사랑스런 땅’이란 뜻이다. 나는 갑바도기아를 가기 위해 이스탄불에서 국내선을 타고 카이세르에 도착했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3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갑바도기아는 소아시아 반도 중앙고원에 위치해 있고 오랜 옛날 이 지방에서 가장 높은 에르지에스산의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바람의 풍화작용으로 깎여나가 독특한 모양의 지형과 바위 군(群)들로 형성된 불가사의한 신비의 땅이다.

 

초대 기독교인들은 로마황제 네로의 박해를 피해 약 250여 년 동안 이곳으로 피신하여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 초대 기독교인들은 독특한 이 지역의 지형을 이용해서 지하도시를 건설하고 거기 기도처, 동굴교회, 주택, 학교 등을 만들어 생활했었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뒤에는 신앙의 자유를 얻은 기독교가 점점 타락해 지기 시작하자 초대 교회 신앙을 따르던 수도사들이 이 곳에 와서 수도원을 건설, 경건한 신앙생활에 힘쓰게 되었다. 그후 이슬람의 침략을 받은 기독교인들은 또다시 이곳을 찾았고 비잔틴 시대에는 성화파 신앙인들의 은둔처가 된 때도 있었다.

 

갑바도기아는 기원전 6세기 중반에 메데(Mede)제국의 지배하에 있다가 BC 547년에는 페르시아 제국에게 점령당했다. 갑바도기아란 이름은 페르시안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BC 333년경에  희랍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점령되었고 BC 30년에 로마제국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었다. 갑바도기아 왕국의 아리아레데스 5세가 희랍의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을 이 지역에 불러들이면서 특히 마자카(현재의 카이세리)를 중심으로 헬라문화가 전파되기 시작한 것이다. 로마제국이 영토를 확장해 나갈 때 시이저의 군사들이 마자카에 진을 치고 이곳 폰터스(Pontus) 왕국과 전투를 벌일 때 도시에 진주한 로마 군은 시이저의 이름을 따서 카이사레 마자카(Caesarea Mazaca)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BC 17년에 완전한 로마 영토가 되면서 카이세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카이세리는 황제 시이저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

 

예수님이 팔레스타인에서 공생애를 시작할 때 그분의 나이는 30세. 예루살렘의 로마 총독이었던 본디오 빌라도가 재임할 당시였고 처형 이유는 팔레스타인에 새 국가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이 혐의였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서 여러 곳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는데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등장한 사람들이 초대 교부들.

 

성 그레고리 나지안젠(St. Gregory Nazianzen), 닛사의 성 그레고리(St. Gregory of Nyssa), 성 바실(St. Basil the Great)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갑바도기아 출신들이다.

 

이들은 오늘의 터기 중앙고원에서부터 기독교를 확장시켜 나갔으며 교회와 수도원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의 교회는 오늘날의 교회당과는 모습이 전혀 틀린 것이었다. 아직 기독교가 핍박을 받던 시대였으므로 예배당이라기 보다는 예배처라는 말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사막 골짜기나 시냇가근처의 예배처.

 

드디어 콘슨탄틴 황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고 로마제국의 수도가 로마에서 비잔티움(현재의 이스탄불)으로 옮겨지자 갑바도기아에 있던 지하교회들은 세상에 나와 빠른 속도로 팽창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비잔틴 제국의 골치거리 하나는 이것이었다. 신도들이 성상(Icon – 예수님, 성모 마리아, 또는 유명한 성자들의 서 있는 조각) 자체를 우상 수준으로 까지 숭배하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아이콘 자체를 숭배하는 이단사상이 확대되자 리온(Leon) 3세는 성상 숭배를 금지시켰다. AD 726년부터 10년 동안 계속된 성상숭배 금지와 더불어 성화(Religious Drawing)까지도 금지시켜, 교회는 위축되고 문을 닫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 성상숭배를 거부하고 이를 반대하는 성상 파괴주의를 이코노클래시즘(Iconoclasism)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AD 843년 이 성상숭배불가 명령이 취소되자 갑바도기아 내 현재의 괴뢰메(Goreme)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회들이 우후죽순처럼 건축되기 시작했고 교회당의 모습은 서방교회와 같이 웅장한 뾰족탑이 서 있고 벽돌과 대리석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바위속을 파고 들어가 만들어 지는 동굴교회였다.

▲프레스코 화풍의 애플 처치 내부 벽화

이 동굴교회 내부는 프레스코 화법(Fresco: 갓 바른 회벽 위에 수채로 그리는 화법)의 벽화들이 성경의 인물과 내용을 중심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비잔틴 시대의 프레스코 벽화의 걸작들은 바로 이때 그려지기 시작했고 괴뢰메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교회들은 13세기까지 계속 건축되기 시작했다. 카이세르에서 활약하던 성 바실은 기독교가 국가교회가 되면서 타락의 길을 걷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신도들의 경건 생활을 위한 종합적인 수도원 시설을 괴뢰메에 만들었다. 그곳엔 1년 365일에 해당하는 365개의 암굴교회가 있었다고 전해지긴 하지만 현재 약 30개의 암굴교회만이 야외 박물관(Open Air Museum)으로 공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두 개의 교회를 소개해 보면:

 

 

□ 애플처치(Apple Church)

 

비교적 벽화의 내용이 잘 보존된 이 교회의 이름을 ‘사과’라고 붙인 이유는 교회 내 벽화중 예수님이 사과를 손에 쥐고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학자들에 따르면 손에 쥐고 계신 것은 사과가 아니라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 뱀 교회(Snake Church)

 

돔이나 기둥 없이 만들어진 암굴교회다. 이 교회 안에는 무덤도 있다. 콘슨탄틴 황제와 어머니 헬렌이 십자가를 붙들고 있는 벽화가 그려있고 또 한면에는 오노프리우스의 벽화도 그려져 있다. 속설에 따르면 오노프리우스는 창녀였는데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한 후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미모가 너무 뛰어나서 사람들이 그를 계속 유혹하자 하나님께 남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턱에서 수염이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몸은 여인의 육체로되 얼굴에는 수염 난 성 오노프리오스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이 스네이크 처치.

 

 

▲ 갑바도기아의 지하동굴. 초대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살던 로마의 카타콤과 같은 곳이다

(조명환의 문화기행)-크리스천 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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