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對人) 관계에서의 ‘3 F’ 와 대 국가(對國家) 관계
1. 마틴부버의 책, ‘나와 너’(Ich Und Du)의 관계.
서두에서 부버는 “태초에 관계가 있었느니라” 고 말하며,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인간 존재의 삶의 의미도 그 안에서 찾아보려 했다. 그런데 (좀 다른 문제에 대하여 얘기한다면) 현대인들의 삶은 너무 복잡해서, ‘나와 너’의 좋은 관계가 쉽게 깨지게 되는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중요한 한가지 원인을 든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것에 대하여 용서하지 못하고, 분노, 미움. 원한을 마음에 품고 사는일 일 것이다.
내마음속에 이런 컴플렉스가 있게되면 ‘나와 너’의 관계는 결코 원만할수가 없고, 대인관계에서 행복할수가 없다. 또한 나 자신이 마틴부버가 지적한 ‘비참한 나’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만다.
2. 보스턴에서 목회하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잘 하기로 유명했던 콘래드 박사.
한 기자가 콘래드 목사에게, 그의 좋은 대인 관계의 비결이 무어냐고 물었다. 콘래드박사는 “나는 대인관계에서 항상 ‘세 가지 F’의 원칙을 가지고 삽니다. 그것은 Forgive, Forget, forever (용서, 잊어버림, 영원히) 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나는 금년 새해 벽두에 새해결심(New Year Resolution) 몇 가지를 적어보면서, 바로 이 콘래드 박사의 ‘3 F’ 원칙을 실천하기로 작정하고, 그것을 책상 앞에 크게 써서 부쳐놓았다.
3. 얼마 전, 어떤 모임에서, 친구 하나를 만났었다.
그는 작년에 나에게 좀 무언가 잘못한것이 있는 친구였다. 자연히 그와 나는 서로 서먹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나를 보자, 그는 머리를 숙이며, 아주 미안해하는 태도를 보였다. 나는 즉시 그에게 나의 ‘3 F 결심을 설명하면서, “나는 당신의 잘못을 이미 다 용서하였고,(Forgiven) 또 벌서 다 잊어버렸소.( Forgotten) 아주 영원히 (Forever)“ 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나에게 다가와 ’허깅‘을 하면서 고맙다고 하였다. 그순간 그와 나의 사이는 다시 ’나와 너‘의 좋은 관계로 회복이 되었으며, 행복한 대인 관계로 되돌아 갈수 있었다.
친구간, 이웃간, 심지어 가족간에도 잘못을 용서 하지 못하고, 서로 비난하고, 미워하며 원수지간처럼 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면 그들의 삶은 비참해지고 불행해진다.
4. 예수님에게, 한 제자가 ‘다른사람의 잘못을 얼마나 용서해 줄까요, 7번 정도로 할까요?’ 하고 물었다.
예수님의 대답은 무엇이었던가?‘70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했다. 우리 크리스쳔들은 주의 기도를 할때마다, 무어라고 하는가?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자를 사하여준것같이…”라고 하지 않는가?
물론 용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는 않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말대로 ‘용서는 다른 사람들과 화평하게 되는 가장좋은 방법이며 동시에 가장 신성한 승리’라는 말 같은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5. 그런데 이 3F의 생활방식은 ‘대인관계’에서 적용될 수 있는, 개인생활의 행동 윤리일수 있다. 대(對) 사회적 혹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국익이 우선하는 국가 간의 국제관계란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사이의 관계에서도 때로는 다른 나라의 잘못을 용서할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잘못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은 그때 일본의 기습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당했으나, 일본의 그 괘씸한 행동에 대해 이미 용서를 하였다. 그렇지만 미국은 그 처참했던 사건을 결코 앚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진주만에 가보면 해저에 침몰되어 있는 아리조나호를 박물관으로,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Remember Pearl Harbor’라는 표어를 높이 적어 놓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영구히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용서를 통해서 아시아에서 일본이라는 친구를 얻게 된 것이다.
베트남도 베트남전때 미국군이나 한국군으로부터 엄청난 피해를 당하였다. 나는 월남전때 군목으로 파월되어, 월남전의 현장을 경험했었다. (일부 한국군은 잔인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베트남은 미국이나 한국에 대해 미워하거나 원수처럼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 환영하고 있다.
우리 한국도 과거 일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미워하고 원망만 할것이 아니라, 이제는 성숙하게 대처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웃간에는 피차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국익에 플러스가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의 악행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영구히’절대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6. 새해에는 개인생활에서 우리 모두 남의 잘못에 대해 피차 ‘용서, 잊어버림, 영원히‘ 즉 ’3 F’를 실천해 보자. 그러면 내 마음에 평안이 오고. 타인과의 관계가 행복스럽게 되고. 분쟁 많은 교계나 사회에도 금년에는 평화가 찾아오지 않겠는가?
끝으로 김춘수의 ‘꽃’에 나오는 시 한 구절을 기억해보고 싶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그에게로 곧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글: 김택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