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츨라프 선교사는 한국에 온 첫 번째 개신교 선교사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렌보다는 52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보다도 53년이나 앞선 방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교회 특성상 귀츨라프 선교사의 활약상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1832년 7월 독일인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충남 보령에 있는 고대도 섬을 밟았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통상 요구를 한 애머스트호의 의사와 통역관 자격으로 승선했던 귀츨라프 선교사.
귀츨라프 선교사는 17일 동안 고대도에 머무르며 복음을 전했다. 8월 12일 이곳을 떠날 때까지 고대도를 기점으로 근처 도시와 내륙까지 선교 활동을 펼쳤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당시 빈궁한 삶을 살았던 조선 백성들을 위해 감자씨를 가져와 파종하고 재배라는 방법을 글로 남겼다. 서양 감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구체적 기록이기도 하다.
또 야생 포도의 재배와 과즙 제조 방법도 글로 남겨 조선 백성들의 빈궁한 삶을 어느 정도 해결해주기도 했다.
고대도의 유일한 교회이자 칼 귀츨라프 기념교회인 고대도교회 박원열 목사는 “귀츨라프 선교사는 직접 주민들과 만나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인들의 언어로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했다”며 “항상 선교지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가 복음을 전한 고대도에서 귀츨라프 선교사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칼 귀츨라프 선교기념회는 지난 23일 충남 보령에 있는 고대도에서 학술 심포지엄과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오현기 목사(대구 동일교회)는 “귀츨라프 선교사의 선교는 돌봄의 정신이었다”며 “복음을 전하는 한편 의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조선 백성들에게 의술도 많이 베풀었다”고 말했다.
183년 전 이땅에 복음을 전했던 칼 귀츨라프 선교사.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가 전한 복음의 씨앗은 한국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승규 기자 ⓒ CBS 크리스천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