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 마 5:16/개역개정
경무현. 전한종. 임용민.
위 세 사람의 이름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이나 방송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생 이들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이번 농촌 선교에 참여하고 있는 청원, 증평 그리고 통영 팀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위 사람들은 바로 증평 노암교회, 청원 새소망교회 그리고 통영 북통영교회의 담임목회자들이다. 인기 연예인 못지않게 각종 매체들을 통해 유명 스타들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유명 목회자들과 비교하면 이들의 존재나 사역은 미비할 수밖에 없다.
예수사랑교회가 농촌 사역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이름이었을 것이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이 분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갖게 되는 감정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존경심과 경외감이었고, 이 마음은 만남을 거듭할수록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소위 유명 스타로 분류되는 사역자와 그런 사역자들에 열광하는 교회와는 외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적은 성도들이 모인 교회에서 이들은 사역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감당하고 있는 사역은 결코 작지 않음을 매번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에클레시아’, 곧 ‘택함 받은 공동체’인 교회를 세상에 두셨을 때 그 교회는 어두운 세상을 향한 빛이었다. 교회는 일종의 등대이다. 등대는 그 자체로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보다는 단순한 건축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이 있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분명한 빛을 드러내는 등대는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생명의 통로이자 그 자체로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된다. 결국 등대가 해야 할 제일 큰 사명은 언제나 그 빛을 선명하게 투영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등대가 얼마나 화려하고 거대한가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 등대에 과연 ‘빛’이 존재하며 얼마나 선명하게 밤하늘과 밤바다를 비추느냐에 있다. 이 시대의 많은 교회가 밤바다와 밤하늘에 떠 있는 ‘살아있는 등대’가 되기보다는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며 결국에는 건강을 상하게 만드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되어가는 실정이다. 그 등대를 마땅히 지켜야 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 역시 그 등대를 끝까지 지키려 하기보다는 쉽사리 등대임을 포기하는 현실 역시 조국과 이민교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유명 연예인들의 스캔들이 터질 때 반응은 두 가지일 수 있다. 가령, ‘마약을 했다거나 부적절한 성적 문제에 연루되었다’고 할 때 어떤 반응이 나올 수 있을까? 하나는 그 연예인의 행동에는 상관없이 그의 연기나 노래와 같은 외적인 것들만 좋다며 별 문제 삼지 않는 것이다. 반면 외적인 태도와 행위를 그 개인의 본질적인 부분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 연예인이 바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기다리거나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가 등대 그 자체보다는 그 안에 있는 불빛을 중요시하는 태도라면 전자는 등대 안에 불빛이 없어도 등대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전형적인 무책임하며 크리스천답지 않은 태도이다.
그 어떤 응원과 격려도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오직 하나님의 인정과 갈채를 기대하며 세워진 등대를 지키는 세 분의 목회자들, 그리고 그와 같이 무명의 성도들과 교회들이야말로 이 시대에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마땅히 칭찬과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등대를 옮기시거나 혹은 등대지기를 바꾸실 때까지 그 등대의 가치를 결정짓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빛’을 묵묵히 지켜가는 이 땅의 모든 이름 없는 사역자들과 교회들(실은 하나님께 이들이야말로 유명한 자이지만)이야말로 이 시대의 소망과 기대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