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거야.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한걸음 한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게 중요한 거야.
_미하엘 엔데, 모모(폐친의 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