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待臨節)이 다가온다. 성탄 전 4주동안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기간으로, 올해는 다음달 2일부터 24일까지다. ‘겨울철의 사순절’로 불리는 대림절에는 경건함 속에 성탄을 기다리는 게 유럽의 오랜 전통인 반면,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대림절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송병구(51·경기도 의왕 포일동 색동교회) 목사는 3년 전부터 대림절에 가정마다 ‘기다림 초’를 켜자고 제안했다. 일부 교회에서 강단 장식용으로 써오던 대림절 초(화환에 4개의 초를 꽂은 것)를 성도들 가정에 놓고 그 불빛 속에서 가족 모두가 경건한 대림절을 보내자는 제안이다. 8일 색동교회에서 만난 송 목사는 “기다림 초 켜기는 교회의 언어로 세상의 기쁨을 표현하는 일이며, 지나치게 세속화된 성탄문화를 바로잡는 경건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절 초는 1842년 독일의 요한 비헤른 목사가 성탄절을 앞두고 고아원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초를 켜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송 목사는 1994년부터 8년 간 독일에서 지낼 때 집집마다 대림절 초를 밝히는 문화가 보편화된 것을 보고 국내에 보급할 생각을 했다.
송 목사에 따르면 집 거실의 상 위에 기다림 초를 놓고 첫째 주에는 한 개를 켠 뒤 매주 하나씩 늘려가는 방식이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동안만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TV와 스마트폰, 전등 따위를 끄고 촛불을 밝힌 뒤 차를 마시며 대화하거나 기도, 묵상 등을 자유롭게 하면 된다. 송 목사는 “이렇게 4주를 보내면 가정이 더없이 화목해지고 성탄절을 맞이하는 느낌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와 색동교회 성도들은 2010년 70개, 지난해 130개의 기다림 초를 만든 데 이어 올해는 500개를 제작했다. 특히 올해는 기다림 초 세트와 매뉴얼, 대림절 지키는 법 설명서 등을 상자에 넣어 배송까지 하기로 했다. 또 기독교대한감리회 출판국은 오는 20일 서울 세종대로 감리회관에서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기다림 초 만들기 강습회를 연다(02-399-4354).
(국민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