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에 국제로잔운동 최연소 총재로 선출된 마이클 오(Michael Young Suk Oh, 오영석)의 신앙고백을 담은 책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I’m Nothing)가 7일 출간됐다.
국제로잔운동은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존 스토트, 빌리 그레이엄 등 영향력 있는 복음주의 지도자들에 의해 시작된 복음주의 선교운동이다. 20세기 성경적 복음운동의 회복과 현대교회의 선교사역을 지속할 수 있게 한 역사적 의의가 있는 이 모임에서 마이클 오 목사는 41세이던 2013년 3월, 최연소이자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로잔운동 총재 겸 이사장에 선출됐다. 2004년부터 로잔운동을 위해 헌신한 지 10년 만이었다.
마이클 오가 4, 5년 전 아시아 모임에 참석했을 때, 또 국제로잔운동 총재로 임명됐을 때 많은 사람이 그가 누구냐고 수군댔을 정도였다. ‘마이클 오는 누구냐, 그는 완전한 한국인이 아니다, 그저 일본에서 작은 신학교 하나를 이끌 뿐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로잔위원회에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등이었다. 그날 그는 일기에 “저는 이름도 없고 가난하지만 제가 가진 전부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쏟아 붇게 해달라”며 “크게 칭찬받는 존엄한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해도 좋으니 우리 주님께는 주목과 은혜를 받는 종이 되기를 소원한다”고 적었다고 한다.
세상적 조건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던 마이클 오 총재를 잘 알던 사람들은 그가 원하기만 했다면 큰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기꺼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도 좋다고 그는 이 책에서 거듭 말한다. 마이클 오 총재는 부모님이 미국에 이민 간 이듬해 태어나 명문 하버드대학,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트리니티신학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북미 아이비리그 학위를 포함해 교육학, 인류학, 과학, 신학 등 총 5개의 학위를 받은 그였다.
그의 누나, 매부, 처남, 아내, 그 이렇게 5명이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코넬,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받은 학위는 총 15개다. 그리고 이들 5명은 모두 선교사로 현장에 있거나 현장에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비극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삶의 부스러기가 아닌 가장 귀하고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영향력 있고, 유명한 자리에 있어도 마이클 오 총재가 무명으로 남기 원하는 이유는 바로 그 길이 ‘나는 쇠하고 그리스도만 흥하는 십자가의 길, 복음만 앞세우리라’는 인생 목적에 제대로 부합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예수를 위해 잊힌 자가 될 것”을 강조한다. 세상이 날 모른다 해도 주님이 기억하는 단 한 사람, 자신의 야망을 버리고 하나님의 소망을 품으며,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어도 세상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삶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 책의 제목은 바로 세례요한이 예수를 소개하면서 자신을 부인했던 말이기도 하다.
한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교의 길에 들어선 마이클 오 총재는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해 한국인으로서 미워해야 할 이유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일본을 선교지로 택했다. 현재 그는 일본 나고야 그리스도성서신학교를 세워 총장으로 섬기고 있다. 선교사인 아내 펄(Pearl) 사이에는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이 책에는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를 전도한 개인 가정사 등 은혜로운 간증도 많다. 그러나 그 속에는 강력하고 원초적인 기독교 복음, 십자가의 자기 부인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작년 11월 WCC부산총회 때 보수 복음주의권을 대표해 연설하러 온 뒤 올여름 잠시 방한한다. 7월 13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광림교회 등에서 설교할 예정이다.
김상복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하나님이 그를 국제로잔의 대표로 세워주셨다. 한국교회와 한국디아스포라가 세계를 섬기는 기회가 온 것”이라며 책을 통해 세계를 섬기는 일에 모두 동참하면 좋겠다고 추천사를 전했다.
김용의 순회선교단 대표는 “예수님을 위해 아무것도 아닌 한 사람이 된 그가 주님을 위한 위대한 승부에 두려움 없이 뛰어드는 것은 용기라기보다 주님을 믿는 믿음”이라고 평했고,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그리스도인조차도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에 던지는 명쾌하고도 깊은 통찰이자 선포”라고 말했다. 데이빗 황 쥬빌리교회 목사는 “보이는 대로가 아닌 믿음대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다.
(이지희 기사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