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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의 장례식

1454625_10152020887063331_885208787_n 엊그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의 장례식이 수도인 요하네스버그에서 거행되었습니다. 아마 필자의 기억으로는 역사상 그렇게 많은 세계정상들이 한꺼번에 대거 참석한 장례식은 처음일지 싶습니다. 거의 백여명이 넘는 대통령들과 수상들이 참석했으니 경호하는 인원만도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현직대통령과 두 전직대통령까지 달려갔으니 만델라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나라가 무슨 자원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무슨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나라도 아닙니다. 그저 아프리카 맨 아래쪽에 붙은 평범한 나라인데다 뭐 그렇게 기술이나 산업이 발전한 나라도 아닙니다.

가난, 굶주림, 전쟁, 차별로 얼룩진 검은대륙에서 어쩌면 이렇게 세계인의 마음을 진심으로 뒤흔든 진정한 사랑과 화해의 깃발이 올라갈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물론 아직도 아프리카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분쟁 중에 죽고 굶주리는 이들이 가장 많은 후진대륙입니다. 그런데 만델라는 그런 악조건에서 인간의 정신과 양심의 가치를 사회변혁의 진정한 힘으로 바꾸는데 성공한 거장이 되었지요.

총한번 쏘지않고 조국 인도를 영국의 수백년 식민통치에서 독립시킨 마하트마 간디를 역사는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력독립을 주장하는 동족들을 설득하여 비폭력 무저항의 아름다운 철학을 주장한 간디가 영국유학시절에 만났던 예수 그리스도의 성경말씀에서 영국을 이기는 법을 배웠다지요. 물리적 힘보다 정신적 힘을 더 신뢰했던 그는 자신이 그렇게 믿고 확신한 대로 양심에 옳은대로만 행동했지요. 마하트마란 곧 위대한 정신이란 뜻입니다. 무진장의 자원과 시장이었던 인도를 포기하기란 너무나 아깝고 아쉬웠지만 영국의회는 간디와 인도국민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국 식민통치에서 풀어주고야 말았지요.

간디의 정신을 그대로 현대정치사에 반영하여 또다른 차별을 끝내 풀어놓은 사람이 마틴루터 킹목사입니다. 미국의 인종차별 또한 대단히 질기고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킹목사도 이를 성경이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정신으로 결국 미국의회가 스스로 인종차별의 법을 풀게 만들었습니다. 오른편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로 겉옷을 벗겨가면 속옷까지 벗어주며 억지로 오리를 끌고가면 십리까지 가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지금식으로하면 아주 바보멍청이가 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만큼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존재하는 두려움과 증오를 근본적으로 풀어지게 만드는데 특효약이 없다는 것이 이시대 거장들이 보여주는 진실이지요. 그렇게 몸을 부대끼며 선으로 악을 갚다보면 어느덪 증오도 녹고 상처도 치유된다는 것이지요. 설명보다 행동, 해명보다 실천이 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긴말 필요없이 손한번 잡아주면 눈녹듯 풀어지는게 인간의 마음인 것을 주님은 아셨던 것입니다.

넬슨만델라도 무력투쟁으로 이십칠년간을 옥살이한 사람입니다. 그의 조국은 현대사에 악명높은 아파르트헤이트란 인종차별정책의 대표국가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출옥후 보복보다 진실을 밝히고 화해와 용서를 해주는 예수님의 정신을 현실속에 실현했습니다. 더욱이 그는 놀랍게도 대통령이 되어 자신의 약속과 철학을 자기국민 뿐 아니라 세계민에게 어김없이 지켰지요. 어떤 악행도 진실만 고백하면 사면해주는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해 거의 육천명이상의 비밀경찰과고문을 가한 이들을 사면함으로써 자신의 조국 남아공을 보복없는 화합의 국가로 재건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공포정치가 맹위를 떨치는 북한의 무자비함을 보면 가슴이 서늘하고 타협할 줄모르는 정쟁으로 국력을 소모하는 고국을 보면 한숨이 나오니 우리에게는 언제쯤 만델라의 나라처럼 증오와 미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부럽기만 합니다.

박용진 목사(어스틴제일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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