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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로 전도하는 목사

잘나가던 제약회사에 다니다가 교수가 되겠다고 미국에 왔다. 그는 이후 북가주에서 큰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유능한 사업가가 됐다. 한때 “50세까지 1억 달러 자산을 모으겠다”며 내달리던 그가 물욕적이던 인생의 물줄기를 틀어 목사가 됐다.

UC버클리 캠퍼스 인근에서 버클리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해 시무하다가 은퇴한 서신일(71) 목사의 이야기다. 서 목사는 최근 ‘제자인가, 무리인가(토기장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을 ‘왕진 목사’라고 불렀다. 은퇴 후 사회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젊은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멘토가 되어준다. 때론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햄버거를 함께 먹으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그는 ‘쿨’한 할아버지 목사다. 지난 24일 서 목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난 유명한 목사가 아니라서 사람들이 들으려고도 안 할 텐데…”라고 웃었다. 그가 던진 한마디는 푸근한 미소속에서도 무게가 느껴졌다. 그가 오늘날 기독교의 물길을 말했다.

-교회에서 안해본 게 없다.

“(웃음) 집사, 장로, 목사 다 해봤다. 목사는 아주 짧고 굵게 했다. 정확히 13년이다. 막상 해보니 목사가 제일 힘들고 어렵더라. 그래도 다시 태어난다면 난 여지없이 목사를 할거다.”

-어떤 목사였나.

“난 요즘 교계 기준으로 본다면 힘없는 목사다. 교인이 겨우 100여 명 남짓했으니 말이다. 대중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으니 여기저기 불려다니지도 못했다. 오죽하면 ‘장사(목회)를 왜 이렇게 못하냐’는 얘기까지 들었겠나.”

-그럼 소질이 없는 것 아닌가.

“50대에 늦깎이 목사가 됐는데 개척하자마자 얼마 안 돼서 100명이 그냥 넘었다. 교회가 무섭게 성장했다. 젊은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참 신기한 건 복음적 메시지를 계속 전하니까 교인이 줄어가더라. 그때 목사로서 처음으로 엄청난 갈등과 사색의 시간이 이어졌다.”

-어떤 갈등인가.

“교인이 떠날까봐 두려워졌다. 설교 패턴을 바꿔볼까, 시스템을 바꿔야 하나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며 사람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타협에 대한 갈등의 고통이 정말 심했다. 그즈음 하나님께 차라리 이렇게 변질될거면 날 죽여달라 했다. 아마 그때 조금씩 타협해 갔다면 난 지금쯤 매우 유명한 종교사기꾼이 되었을 거다.(웃음)”

-책 제목이 거칠다.

“먼저 나에게 하는 말이다. 목회 고백이다. 목사를 해보니 대중이 뭘 원하는지 알겠더라. 타협은 거기서 시작된다. 예전엔 세상이 우리를 ‘예수쟁이’라고 했다. 그건 최소 인정이라도 받는 거다. 이제는 ‘믿는 것들이…’라면서 무시한다. 이런 시대 속에 최소한 의식이라도 갖고 각성해보자는 의미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요즘은 본질이 아닌 형해를 붙잡는 시대 아닌가.”

-지금은 무엇을 봐야 하나.

“의식의 물줄기를 봐야 한다. 물결이 아니다. 우리의 의식이 진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가다. 왜 예수를 믿나. 교회서 아무리 거룩해도 삶에서 작용하는 실제적 의식이 결국 세상적 가치관과 나를 위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건 거듭난 성도가 아니다. 단지 교인일 뿐이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와 함께 했던 제자들도 십자가 사건 바로 전에는 예수를 버리고 떠났다. 그게 언제라도 우리가 될 수 있다. 예수는 우선순위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다. 그래서 의식의 물줄기를 살피는 건 매우 중요하다. 최소한 그런 몸부림과 고뇌마저 없다면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다. 종교놀이, 종교유희, 종교수행을 거룩한 척 즐기는 거다.”

-실제 허세가 많다.

“먼저 우리(목사)의 잘못이 크다. 목사로서 오늘날 기독교 모습에 책임을 통감한다. 기독교는 죽어야 사는 역설적 종교다. 우리가 먼저 죽어야 했다. 목사들의 변질과 타협에 대한 합리화가 결국 오늘날 모습으로 이어졌다. 우스갯소리로 교회가 커지고 사람을 모으려는 데는 목사들이 양잿물도 마시려 한다. 우리의 세속화는 교인과 교회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쳤다.”

-세상이 기독교를 걱정한다.

“세상도 직감으로 아는 거다. 세상이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지금의 기독교는 종교 개혁이 일어나기 전 중세 가톨릭보다 더 심한 것 같다. 교회는 암묵적으로 성장을 중요시하면서 관료화되고 조직화됐다. 자본주의 체계라는 거대 틀 안에 교회의 가치관이 서서히 세속화되면서 갇혀버렸다. 이건 예수가 말하던 교회의 모습이 아니다. 아마 종교성만 탁월한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잘 들으려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으려 할거다. (웃음)”

-은퇴하고 나와보니 어떤가.

“신앙은 있지만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이 많다는 것을 아는가. 정말 심각하다. 그들이 믿음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기독교의 어그러진 모습에 오랜 시간 환멸을 느껴서다. 오히려 그들은 지각이 있다. 믿음을 버린 게 아니라 믿음을 지키려고 나온 거다. 반면 교회는 아예 말을 못하게 하며 그들을 암묵적으로 배척했다. 그 폐해로 아직도 대다수는 목사한테 그릇된 부분을 말하거나 의구심을 제기하면 잘못될 수 있다는 주술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긋난 종교심인가.

“그동안 세속화된 교회에 너무 세뇌당해서 그렇다. 매우 걱정되는 건 그 가운데 교회에서 진리와 복음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고 왜곡될 때 사각지대의 성도들이 받는 영적 상처다.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성도들이 너무나 많다. 전체에 비하면 소수일지 몰라도 앞으로 그 부류는 더욱 늘어날 거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데.

“(웃음) 요즘 그런 말 쉽게 하면 세상이 웃는다. 소금이 자기 영광이 있나. 소금은 소멸돼야 맛을 낸다. 결정체가 없어지는 거다. 태양은 자기를 태워 빛을 낸다. 모든 건 기독교가 죽으려 하지 않는데서 비롯됐다. 다 예수를 위한 거라 착각하지만 영혼 속의 잠재된 의식의 물줄기는 절대 예수만은 속일 순 없을 거다.”

-진정한 물길은.

“예수가 걸어간 길은 좁았다. 양지 뿐 아니라 음지도 있었다. 부활의 기쁨 전에는 골고다의 길도 있었다. 심지어 화려한 회당이 아닌 산과 들에서 말씀을 전했다. 우린 그 길을 예수와 함께 걷는 거다. 그 길에서 쓰러져 있는 이 땅의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이웃이 되어주고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거다. 예수의 시선도 그들에게 있었다.”

-청빈의 강조인가.

“오해하지 마라. 부유함은 나쁜 게 아니다. 그게 물줄기가 될 때 위험한 거다. 아브라함은 당대에 부유한 사람이었다. 우리가 주목할 건 그의 물줄기가 부를 위해 간 게 아니라는 거다. 하나님은 그에게 발 붙일만한 땅도 주지 않았다. 계속 옮기셨다. 매일 하나님이 인도한 거다. ‘나’가 주격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격이었다. 교회를 보자. 교회가 먼저 뭘 정해놓고, 작정하는 걸 봐라. 거기엔 분명 예수가 팔리게 돼있다. (웃음)”

-희망인가 절망인가.

“기독교의 자정은 길게 봐야 한다. 이 구조가 바뀌는 데는 적어도 수십 년이 걸릴 거다. 먼저 목사인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의 종이다. 그렇다면, 진짜 예수의 심정, 시선, 손길이 뭔지 미친 듯이 고민하며 매일 죽어야 한다. 그러면 서서히 성도들이 바뀔 거다. 그런 소망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스도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본다. 그래서 희망이 먼저다.”

돌발 질문-돌직구 답변

서신일 목사와의 인터뷰는 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그만큼 나눌 이야기들이 많았다. 서 목사에게 최근 교계 이슈에 대해 급질문을 던지자 ‘돌 직구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한 교단 총회서 경찰이 출동했다.

“난 그 교단 출신이다. 거기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웃음) 그런데 아무리 자기가 옳아도 그 이슈가 몸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내뱉을 만큼 신앙에 있어 그렇게 중대한 문제였을까. 진지하게 자문해야 한다. 과연 예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동성애 어떻게 봐야 하나.

“긍휼은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사랑을 성경적 관념 정도로 생각하지 마라. 사랑하기 전에 반드시 그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이해 없는 사랑이나 긍휼은 가짜다. 그리스도를 봐라. 예수도 우리를 이해해주지 않았나.”

-교계의 청빙 논란은.

“그 문제는 겉만 보면 안 된다. 나이가 드니 심층이 보인다. 예를들어 1만 명 교회 목사가 100명 교회로 가는 거 봤나. 그런데 100명 교회 목사가 1만 명 교회로는 간다. 전부 자본주의적 개념이다. (웃음) 거기에 하나님 뜻을 함부로 언급하면 안 된다.”

-청년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

“나 신문에 나오자고 상황을 만들어 애들을 부를 순 없다. 양떼를 이용하는 목자, 그게 목사인가. 나중에 어바인 오면 연락해라. 그땐 편하게 반바지 입고 만나겠다. 함께 햄버거나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자.”

-반바지와 햄버거는 컨셉인가.

“목사라기보다 친구가 돼야지. 교회 밖으로 나왔으니 이젠 길거리에서 젊은 사람들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들어주며 예수를 전하는 게 내 남은 사명이다. (웃음)”

☞서신일 목사는

-샌프란시스코신학교(신학)·트리니티신학교(박사과정수료)
-캘리포니아개혁신학대학 교수 역임하며 후진 양성
-버클리한인장로교회 개척 및 시무(1995년~2008년)
-13년간 UC버클리 캠퍼스 인근 지역 노숙자 사역 병행
-LA흑인폭동 이후 북가주 지역 한·흑 커뮤니티 기도운동 사역(주류언론 샌프란시스코 클로니컬 보도)
-은퇴후 어바인 지역에서 젊은층 중심으로 비행 청소년, 편부모 가정 자녀, 노숙자 등을 대상으로 상담 사역 전념

미주중앙일보 www.koreadaily.com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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