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석상에서 기도 금지한 학교 방침에 반발
미국의 한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가, 공식행사에서 종교적 기도를 금지하는 학교 행정처의 새로운 정책에 반발해, 미리 준비한 졸업식 연설문을 찢고 대신 주기도문을 암송해 화제가 되고 있다.
로이 코스트너 4세(Roy Costner IV)는 지난 1일 사우스캘리포니아 피켄스 카운티에 위치한 리버티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섰다.
무대에 선 코스트너는 동료 학생들을 비롯한 청중들에게 “학교 당국의 승인을 받은 연설문을 준비해 왔으나, 대신 주기도문을 암송하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존경하는 분들이 오늘날 이 자리까지 우리를 빚으시고, 만들어 주셨다”면서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이 나를 주님께 인도해주신 것이 매우 기쁘다. 여러분들 대부분은 내가 말할 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잠시 쉬었다가 주기도문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이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뤄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뤄지이다…”라고 입을 연 그는, 청중들의 박수와 환호가 점점 커지자 한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킨 채 주기도문 암송을 끝냈다.
졸업 행사를 담고 있는 영상을 통해,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낸 코스트너의 즉석 연설을 볼 수 있다. 코스트너 뒤에 앉아 있던 한 교직원은 그가 주기도문 암송을 시작하자,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트너는 피켄스 카운티의 학교 행정 당국이 졸업식을 비롯한 학교 행사에서 기도를 금지한 정책에 반발해 주기도문을 암송했다고 밝혔다.
피켄스 카운티 학교 당국 대변인 존 에비(John Eby)는 “학교 이사회는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등 무신론단체가 이사회 회의를 진행할 때 기도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자, 기도를 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다른 학교 행정 당국 역시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월,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피켄스 카운티 학교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이사회 회의에서 학생들이 이끄는 집회가 종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비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이사회가 종교적인 기도를 금지한 데 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방침의 변화에 항의하기 위해 결속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 이사회는 결국 투표를 통해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이사회 회의에서 비종파적인 기도를 드리게 됐다.
그러나 에비 대변인은 크리스천뉴스네트워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졸업생 대표가 그의 행동으로 인해 처벌받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기본 방침은 학생들이 그들의 종교적인 신념을 표현한다고 해서 이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현재 졸업했고, 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 도 없다. 설사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고 해도”라고 말했다.
지역 뉴스채널인 WISTV100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스트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소망을 갖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모바일 앱을 제작하고,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도 역시 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을에 클렘슨 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을 앞두고 있다(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