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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네포무크 동상’

▲ 카를교에 있는 성 요한 네포무크의 동상

 

체코 프라하에 가면 누구나 한번은 건너는 다리가 카를교란 다리가 있다. 보헤미아 왕국의 카를 4세가 건축했다는 이 다리위로 밤늦게 까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 다닌다.

 

이 다리 양쪽에는 수많은 동상들이 서 있는데 유명한 동상이 바로 성 요한 네포무크의 동상. 라틴어로는 Sanctus Ioannes Nepomucenus란 이 성인은 1345년경에 태어나 1393년 3월 20일에 순교한 체코의 국민 성인이다.

 

요한 네포무크는 누구인가?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나중에 교회법을 공부하기 위해 1383년부터 1387년까지 파도바 대학교에서 유학한 그는 그곳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보헤미아로 돌아와 1393년에 프라하 대교구장 요한 젠슈타인 대주교의 총대리로 임명되었다. 같은 해 3월 20일, 그는 국왕 벤첸슬라우스에 의해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 후 프라하의 카를교에서 거꾸로 떨어져 블타바 강에 내던져져 죽임을 당했다.

 

전설에 따르면 요한 네포무크 사제는 왕비의 고해 신부였는데, 왕비에 대한 고해성사의 내용을 밝히라는 왕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순교를 당한 것이다.

 

벤체슬라우스 왕은 자신의 왕비가 정부를 가졌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었다고 한다. 왕비가 요한 네포무크에게 자주 고해성사를 받곤 했기 때문에, 그는 요한에게 그 정부의 이름을 대라고 명령하였지만, 요한에게서 끝내 자백을 받아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네포무크는 1721년 5월 31일 시복되었으며, 1729년 3월 19일 교황 베네딕토 13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프라하 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인 성 비투스 대성당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만든 은도금된 성 요한 네포무크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다. 네포묵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은 중유럽 및 동유럽 등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로마의 밀비오 다리를 비롯하여 유럽 여러 나라의 다리 위에 많이 세워져 있다.

 

네포무크의 요한의 초상은 보통 사제복 위에 소백의와 영대를 하고, 오른손에는 십자가 상을 들고 왼손으로는 입을 막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 이유는 그가 고해의 비밀을 누설하라는 강요를 당하고도 단호히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머리에 있는 후광은 다섯 개의 별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그가 블타바 강에 빠지고 난 다음날 강 위에 다섯 개의 별과 같은 광채가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 때문이다.

 

프라하 시민들은 그 광채가 난 곳으로 가서 성 요한 네포묵의 시신을 발견하여 수습하고 대성당에 안장하였다고 한다.

 

고해성사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기 위해 목숨을 던진 순교자 네포무크, 그의 동상 밑에는 왕비에게 고해성사를 듣는 모습과 강물에 거꾸로 수장되는 네포무크를 모른척 외면하고 있는 왕비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그 강물에 수장되는 네포무크 성인의 모습을 손으로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전설 때문에 세계 여러 곳에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그 성인의 모습을 만지고 지나간다. 그래서 그 자리는 반짝반짝 윤기가 돌고 있다. 그 네포무크 동상 앞에 서면 죄인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순교를 마다하지 않은 한 사제의 용기와 의로움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성직자들에게 마음 절절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자신이 잘되고 번영하는 길이라면 정직도 내려놓고 용기도 내려놓고 사랑마저 내려 놓는 사람이라면 여기 카를교의 네포무크 성인 동상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나야 한다.

 

 

네포무크는 체코 국민의 수호성인으로 뿐만 아니라 홍수 피해자의 수호성인, 그리고 고백자의 수호성인으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네포무크가 수장당한 위치에 새겨진 동판. 그를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전설때문에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 프라하의 빨간지붕. 중세 도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살아 있는듯 느껴진다

▲사람들은 곧은 신앙으로 애처럽게 수장당하는 네포무크를 만지기위해 기를 쓴다. 아이러니칼하게 수장당하는 장면을 외면하는 왕비의 모습도 조각되어 있다

▲ 카를교 뒤로 보이는 비투스 대성당. 카를교는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밤낮없이 붐빈다

미주 크리스천 위클리 문화기행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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