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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 찬송시선집(1780)-책 소개

14354_23209_4443존 웨슬리의 찬송시를 따라 떠나는 영적 순례

『웨슬리 찬송시선집』은 존 웨슬 리가 1780년 출판한 <메도디스트라 불리는 자들을 위한 찬송시선집>을 번역한 것이다. 525장 2,862절의 찬송시를 수록하였으며, 부름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이르기까지 5부 22편에 걸쳐 배열했다. 이 찬송시선집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진리들을 소개하고,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 안에서 완전한 거룩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영적 여전의 각 단계를 따라 자신을 되돌아보며 경건생활을 위한 기도와 묵상의 자료집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이 찬송시는 1904년까지 125년 동안 다양한 분파들의 메도디스트들의 공식 회중 찬송가로 애창되어 왔다. 찰스 웨슬리의 시 472편 외에도 사무엘 외슬리, 아이삭 와츠, 외국 찬송시, 자신의 시 등 다양한 저자의 찬송시를 수록했다.[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존 웨슬리

감리교 교회의 창시자이다. 존 웨슬리는 영국 성공회의 주교 사무엘 웨슬리의 15째 아들로 잉글랜드 링커셔에서 태어났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한 뒤, 1729년 대학에 입학하여 동생 찰스 웨슬리가 활동한 ‘신성클럽’의 메서디스트 운동에 참여했다. 이 기간에 그는 윌리암 로우 등의 기독교 신비주의 저서를 탐독했다. 독일 경건파인 모라비안 교도의 집회에서 회심을 경험한 뒤, 보라비안의 본거지인 독일의 ‘헤른포트 형제단’을 방문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전도활동을 벌였다. 신앙 체험과 성결한 삶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설교하는 한편 당시 전 영국 사회오 번지던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대규모 신앙운동을 전개했다. 이 운동이 메서디스트(감리교)교회로 발전했다.

목차

추천의 글 5
존 웨슬리 초판 서문 8
역자 서문 13
1부. 믿음으로의 초대
– 신앙을 소개하는 찬송시
1편.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권면하고 간청함24
2편. 신앙의 여러 내용을 묘사함43
3편. 복을 구하는 기도155
2부. 경건
– 신앙 상태를 묘사한 찬송시
1편. 외적 종교172
2편. 내적 종교180
3부. 통회자를 위하여
여러 처지의 통회자를 위한 찬송시
1편. 회개를 위한 기도188
2편. 죄를 자각한 통회자202
3편. 거듭난 통회자 236
4편. 퇴보를 자각한 통회자 304
5편. 퇴보로부터 회복된 통회자 325
4부. 신앙인을 위하여
– 여러 처지의 신앙인을 위한 찬송시
1편. 기쁨중에 있는 신앙인340
2편. 믿음의 싸움중인 신앙인 457
3편. 기도중인 신앙인508
4편. 깨어 있는 신앙인 528
5편. 노동중인 신앙인 550
6편. 고난중에 있는 신앙인560
7편. 완전한 구원을 위해 탄식하는 신앙인576
8편. 중생에 이른 신앙인 663
9편. 구원받은 신앙인 703
10편.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신앙인735
5부 메도디스트 공동체
– 집회를 위한 찬송시
1편. 모임794
2편. 감사드림809
3편. 기도[성도의 교제, 애찬]829
4편. 떠남 877
웨슬리 형제의 찬송 부르기 지침 892

1780년 웨슬리 찬송시가 현재 우리 삶과 신앙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존과 찰스 웨슬리 두 형제는 18세기 영국 국교 내 메도디스트 운동의 두 기둥이다. 이 운동의 영성과 열기를 담고 있었던 것은 존의 설교와 찰스의 찬송시이다. 경험적 논증과 시가 메도디스트 운동의 양대 레토릭이었던 셈이다. 그 동안 존 웨슬리에 대한 학문적 조명과 자료 발간은 한국 교회 내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으나 찰스에 대한 것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감이 분명 있었다. 미 연합감리교회의 경우 이미 지난 세기 후반부터 찰스 웨슬리 소사이어티를 결성하여 찰스의 9000편에 달하는 시의 소재파악, 자료와 연구물의 목록화, 주요 연구물 출판, 그리고 자료의 목회적 활용방안 등을 논의해오고 있다. 웨슬리찬송시선집은 찰스의 시와 존의 편집 정신이 어울려 1780년 감리교 운동의 영적 파장과 충격력을 극대화시킨 문헌으로서 메도디스트 운동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525편의 찬송시 중 찰스의 것이 472편에 달해 실제로는 찰스 웨슬리의 자료집 출간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본 찬송시선집의 한국어판 최초 완역으로 인해 기존에 출판된 150편의 존의 설교집 옆에 찰스의 찬송시가 놓여져 이제 메도디스트 운동 연구의 사료적 균형을 조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독자들은 처음으로 찰스의 저작을 적지 않은 지면을 통해 직접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웨슬리 찬송시선집의 출간은 그 책이 가지는 사료적 가치로 인해서만 오늘에 의미를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역사적 신앙공동체이든 하나님, 세계, 인간, 교회, 성경, 성례, 교회의 삶에 대한 공동체 나름의 해석의 관점 혹은 키를 지니게 된다. 그 것이 없다면 공동체의 정체성 혹은 존재이유가 사라진다. 이 역사적 신앙 공동체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독서 코드와 현재의 세계를 대화시키며 공동체의 미래를 향해 비둘기를 날린다. 새로운 세계의 상징, 올리브 잎사귀를 가지고 돌아오길 기다리며. 메도디스트는 자신의 세계 해석의 키를 설교와 찬송시 안에 숨겨두었다. 메도디스트들이 그런 종류의 사람과 공동체가 되고 그 어떤 독특한 세계를 꿈꾸며 사는 것은 그런 설교를 듣고 그런 내용으로 찬양하기 때문이리라. 찰스의 시는 존의 설교와 평행하여 메도디스트 운동의 영적 키와 룰을 제시하고 있다. 저들을 그 이상 앞으로 초대하고, 회개하게 하며, 변화에로 격려한다. 공동체 정체성…(하략)

책속으로

사회현실을 향해 불러줄 찬송시

이제 저희들 애곡하나이다
사악함의 홍수로 덮인 이 땅을 보며.
폭력, 불의, 그리고 잔인함으로 가득하여,
하나의 큰 피밭이 되었나이다, 행 1:19
전쟁, 그 지옥의 광기에 사로잡혀
악마들처럼 서로를 뜯고 찢나이다.

아바돈의 명부에 이름이 올려져, 계 9:11
이들 지금 자신의 육체를 스스로 베고 죽이나이다.
도벳이 움직여 와, 사 14:9; 30:33
셀 수 없는 희생물 삼키려 입을 벌리나이다.
무수한 사람들이 저 무덤 아래로 가라앉고,
불의 파도에 몸을 던지나이다.

오 우리 모두의 친구시여
그분이 만드신 피조물의 황폐함을 보소서!
저희의 반목과 충돌 끝내 주소서.
저희가 당신 안에서 화해되어졌음을 선언하소서!
저희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이라 쓰소서
그리고 그 마음에서 살인자를 내어 쫓으소서!

이제 저희를 대적하여 일어나시고,
이 땅의 나라들 강권하사
평화를 추구하게 하시며, 히 12:14
당신의 복되고 의로운 통치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연합의 기쁨을 보여 주소서, 시 133:1
완전한 사랑의 낙원을.

한국교회를 향해 불러줄 찬송시

예수여, 당신의 은혜로 연합하고,
피차 사랑으로 이어져,
확신 가지고 당신 얼굴 뵙기를 구하나이다, 요일 5:14
그리고 저희 기도 당신께서 들으신 줄 아옵나이다.

저희로 계속 한 분 주님 고백하게 하시고,
사랑의 끈, 세 겹 줄 전 4:12
결코 끊어지지 않는. 호 11:4
당신의 가벼운 멍에 지게 하소서, 마 11:30

저희로 한 성령 마시게 하소서, 고전 12:3
당신의 이름 안으로 세례 주어 담그소서,
항상 일치하여 생각하고, 고전 1:10
말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 그 잡아끄는 힘에 사로잡혀,
저희 모든 마음들 일치하게 하소서,
서로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그런 식으로 당신 향해 계속 나아가게 하소서.

분리됨 없이 당신께,
저희의 모든 영혼들 굳세게 연합되게 하소서. 행 11:23
그리하여 오 저 사랑 깃든 마음 고전 2:16
당신 안에 있었던 바로 그 마음 모두 받게 하소서!

완전하게 매는 띠,
당신의 순수한 사랑이옵니다.
저희로 (여전히 저희들 기도하고 있나이다) 소유하게 하소서
당신 안에 있었던 바로 그 마음! 빌 2:5

그 마음 허락하소서, 그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땅의 모든 것들로부터 저희 잠잠히 물러설 것이옵니다.
저희 영혼들 자신 안에서 일어난 변화 거의 알아채지 못할 것이옵니다,
사랑 안에서 완전해진 그 변화를! 요일 4:18

홀가분함으로 저희 영혼, 죽음을 통해,
낙원 속으로 활공해 들어갈 것이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천사의 날개 타고
승리감에 취해 하늘들을 가로질러 오를 것이옵니다.

바로 그 때 맛볼 수 있는 가장 완전한 기쁨, 요 15:11
그 동일한 기쁨 그러나 저희 확인할 수 있나이다,
이 땅에서, 낙원에서, 하늘에서,
모든 존재하는 것들 안에 충만해 있는 것은 사실 사랑뿐이기 때문이옵니다.

[알라딘 제공]

추천평

이 책은 존 웨슬리가 1780년 출판한 을 번역한 것이다. 이 선집에는 525장 2,862절의 찬송시를 수록하였다. 미국의 경우 이 책의 첫 판 출간 이후 1904년 으로 대체될 때까지 125년 동안 다양한 분파의 메도디스트들의 공식 회중 찬송가사로 애창되어 왔다. 525장의 찬송시는 아이삭 와츠의 시 7편, 아버지 사무엘 웨슬리 그리고 형 사무엘 웨슬리의 것 각 1편, 첨삭을 통해 존 웨슬리가 재구성해 놓은 영국의 종교시인 조지 허버트와 헨리 몬로의 시가 각기 1편과 2편, 또한 그가 개사에 가깝게 번역해 놓은 외국 찬송시 21편, 그 자신의 시 20편, 그리고 찰스 웨슬리의 시 47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존 웨슬리가 이 책을 발간한 목적은 분명하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진리들을 소개하고, 세상을 이 진리 앞으로 부르며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두려움 안에서 완전한 거룩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웨슬리 자신은 이 책을 경험적이고 실제적인 신학의 요체라 했다.
이 찬송가사선집의 용도는 다양하다. 운율을 맞추어 개사한 후 곡에 붙이면 지금도 공예배나 기타 모임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영적 여정의 각 단계를 따라 자신의 처지를 살피고 자각하고 확신하며 소망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공동체의 경건생활을 위한 기도와 묵상의 자료집, 혹은 메도디스트 신학과 영성을 소개하는 평신도용 신학 교재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웨슬리의 찬송시를 따라 일종의 영적 순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존 웨슬리는 부름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이르기까지 5부 22편에 걸쳐 찬송시들을 배열했다. 이런 배열 혹은 구성으로 인해 혹자는 이 찬송시선집을 그리스도인의 영적 자서전 혹은 영적 순례길이라 칭했다. 적절한 평이라고 본다. 예루살렘과 브리스톨을 방문하여 역사적 스토리가 담긴 장소들을 순례해 보시라. 큰 감동과 격려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성지순례도 있을 수 있다. 묵상을 위해 구별된 조그만 시간과 공간, 서로를 위해 사랑으로 기도하고 삶을 나누고자 하는 사랑의 공동체, 그리고 이 책만 있다면 언제나 새롭게 영적 순례를 떠날 수 있으리라. 이 선집의 언어를 길 삼아 함께 걸을 때 말씀으로 마음이 뜨거워지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리라. 모든 시대의 메도디스트들과 함께 첫 창조의 어둠, 에덴, 홍수, 베델, 홍해, 예루살렘, 빌라도의 법정, 골고다, 십자가, 재림의 주님 만날 저 구름, 마지막 심판, 하늘 위 하늘 우리 주님의 보좌로 함께 오르는 이 성지 순례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순례의 여정을 통해 메도디스트들의 영적 지형을 샅샅이 보고 묵상하며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라.
김홍기(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본서는 웨슬리의 1780년도 초판 찬송가선집 A Collection of Hymns for the Use of the People called Methodist 번역본이다. 역서의 제목을 으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책명을 메도디스트라 직역했을 경우 이 책이 어느 특정 교단의 전유물로 오해될 소지가 있으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메도디스트 운동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래 그 운동의 신학적, 영적, 실천적 함의와 비전이 다양한 교단에 의해 풍부하게 해석되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해석의 출처로서의 본서가 어느 한 신앙공동체의 것만으로 간주된다면 이는 역사적 무지와 왜곡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경우만 해도 구세군,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가 18세기 메도디스트 운동의 현대적 실체들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본서가 단지 메도디스트 운동에 기반하여 자란 교단들만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메도디스트 운동이란 기실 18세기 당시 영국 성공회 내에 있었던 로마 가톨릭, 동방교부전통, 그리고 칼빈적 청교도전통, 루터의 모라비안 독일 경건주의, 그리고 알미니아니즘과 같은 여러 공동체의 다채로운 영적 통찰들 그리고 그러한 것들과의 비판적 대화를 거치며 그 영적 정체성이 조형되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본서는 18세기 영국에 밀집되어 함께 동거했던 역사적 영적 전통들의 치열한 공동 작업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본서의 가치를 메도디스트 운동에 영적 통찰, 동기, 도전을 주었던 당대 신앙 전통들과 이 운동에서 태어나 그 비전을 적극적으로 혹은 비판적으로 자신의 전통에 번역해 들이며 발전해 온 교단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공동 자산이라는 데서 찾아보려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억지스러운 면이 없는 것 아니나 한국적 상황에서 협소하게 사용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도디스트”라는 표현보다는 보다 중립적으로 사용되어 다양한 신앙전통을 품어줄 수 있는 “웨슬리”라는 이름을 책명에 끌어들이게 되었다. 내 것이라 억지 부리지 않고 이렇게 저기 과거 어느 곳에 누구의 것도 아닌 듯 모두의 것인 듯 이 책을 두어 객체화시키는 것은 이 책에 대한 거리감을 키워보려는 것이다. 거리감이 주는 낯선 긴장 안에서 혹시 본서가 오늘의 교회를 위해 비판적 대화와 자기 갱신의 출처 혹은 신앙적 상상력의 진원지로 변모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본서의 제목에서 웨슬리는 존과 찰스 중 누구를 가리키는가? 존 웨슬리 자신이 서문에서 지적했듯이 직접 작시한 것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이 찬송집을 그의 이름하에 둘 수 있을까? 그럼에도 책명에 등장하는 웨슬리는 분명 존 웨슬리를 말한다. 찬송시선집에 찍힌 낙관이 그의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의 용도, 내용구성, 시 선택, 편집 방식, 삭제와 첨가의 경우 등을 결정함으로써 이 책에 독특한 영성과 기운을 부여한 사람이 바로 존 웨슬리이기 때문이다. 찰스 웨슬리의 시로 가득한 본 시선집이 존 웨슬리 총서에 들어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미연합감리교회 200주년 기념 웨슬리 총서 편집자 중 한 사람인 올리버 베커리지는 이 찬송시선집이 철저히 존 웨슬리의 신학적, 영적, 실천적 권위에 의해 날인되었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작시한 것은 찰스이나 이 선집에 울리는 음성은 존의 것이다. 이 시선집을 기획하고, 시를 선택하고, 바꾸거나 교정한 것은 존이다. 신학의 작은 요체를 만들기 위해 시들을 배열한 것도 존이었다. 존은 이 찬송집에 자신의 개인적 퍼스널리티(personality)를 각인시켰다. 그에 따르면 후에 이 찬송시선집은 종종 “웨슬리 찬송” 혹은 단순히 “웨슬리”라 불리었다는데 이때 사람들이 생각한 것은 찰스가 아니라 존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웨슬리 찬송시선집?이라는 역서의 제목이 그리 억지스러운 것만도 아닌 듯싶다.
이 찬송시선집의 용도는 메도디스트 소사이어티의 다양한 공적 집회 그리고 개인적 헌신을 돕기 위함에 있었다. 영국국교 사제였던 웨슬리는 당시 두 종류의 모임을 자신의 사역 안에 두고 있었다: 성공회 공동기도서인 BCP(Book of Common Prayer)에 준해 교구 예배당에서 진행되는 주일예배, 성례, 아침기도회와 같은 모임, 그리고 메도디스트 집회소(preaching house)나 야외에서 소사이어티 회원들과 불신자들을 위해 제공되던 각종 모임들(설교 집회, 밴드 미팅, 클래스 미팅, 애찬회, 철야, 성찬, 언약갱신예배, 장례식 등).
웨슬리는 본서의 찬송시들을 통해 먼저 그리스도교 신앙의 주요 주제들과 참된 그리스도인의 내적 경건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후 한 인간이 부름 받아 회개하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도달하기까지 분투하는 신앙인의 전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선집의 마지막에는 참된 신앙의 완전한 실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를 그리고 있다. 누구든지 이 찬송시를 입에 올림으로써 자신의 영적 처지를 확인하고, 도전받으며, 위로받고, 소망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찬송시선집의 분류 방법은 단순했다. 찬송시가 만들어진 연대순으로 나열하든지 혹은 찬송시가 의역해 놓은 성경 본문의 순서를 따라 배열시켰다. 혹은 시편과 찬송이라는 큰 제하에 시들을 잡다하게 묶어놓았을 뿐이었다. 신앙의 점진적 발전과 여정이라는 주제에 따라 시들을 분류하고 나열한 이런 편집 방식은 1780년 웨슬리 찬송시선집이 효시인데 지금까지도 개신교 찬송가 배열 방식의 한 전형으로 남아 있다.
메도디스트의 찬송 부르기에 영향을 끼친 것은 18세기 초 이미 존재해 있던 다양한 종교적 소사이어티와 아이작 와트의 분리주의 공동체라고 볼 수 있다. 웨슬리는 이미 옥스퍼드 홀리 클럽 시절부터 찬송가 부르기를 장려했으며 조지아에서는 모라비안들의 찬송가 부르기에 의해 크게 감명 받은 바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이후 찬송가 부르기가 복음적 부흥운동과 집회를 위해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메도디스트 운동이 존의 설교와 찰스의 찬송시로 견인되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웨슬리 형제의 지속적인 찬송집 발간은 그 자체가 이 운동 내에서 찬송 부르기의 중요성을 웅변해 주고 있다. 웨슬리는 찬송 부르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것이 메도디스트 소사이어티의 중요한 은혜의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원했다. 다양한 경우에 부를 수 있는 찬송시선집을 제공했고 그 시를 부를 수 있는 곡집(tune)도 출간했다. 음악적 지식이 없어 악보를 읽을 수 없었던 대중을 위해서는 곡집 부록에 기본적인 음계 시스템과 독보법을 싣기도 했다. 또한 찬송 부르기 본래의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찬송 부르기 지침도 제시해 주고 있다. Select Hymns, with Tunes Annext (1761)에서 그는 메도디스트들이 같은 찬송시를 같은 곡에 따라 부르기 원한다고 적고 있으며 이 책 부록에 노래부르기 지침을 싣고 있는데 이는 메도디스트 설교자들로 하여금 집회의 중요한 요소인 찬송 부르기를 지혜롭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찬송을 통해 감리교도들은 종교적 확신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성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복음적 신학의 확실한 터가 성서적 바탕의 신앙 위에 견고히 세워지게 된 것이다. 웨슬리 형제에게 찬송시작이란 단지 낭만주의적 종교적 감정의 표현 혹은 주관적 신앙 풀어쓰기가 아니었다. 성경적 그리스도인을 시야에 두고 있는 만큼 성경에 의해 창조되고 있는 신앙적 실체들을 글로 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웨슬리 형제의 찬송의 여러 특징들 중 하나는 그것이 광범위하게 성경의 언어와 이미지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데 있다. 웨슬리의 어떤 찬송들은 성경 본문들로 구성된 모자이크 작품과 같다고 한다. 라텐베리는 성경이라는 것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문학적으로 숙련된 자라면 능히 웨슬리 형제의 찬송시들로부터 성경의 대부분을 복원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본래 찬송시란 언어, 운율, 그리고 수사적 장치들을 통해 독자에게 어떤 믿음의 세계를 담아 내 주거나 그 곳으로 초대하거나 소망하게 한다. 번역과정 중 이 모든 것들이 본래의 형태와 탄성을 잃게 되었다. 모양이 깨졌으니 그 첫 비전과 열기가 얼마나 이 역서에 남아 있을까. 번역으로 다 부스러져 재처럼 무색, 미지근한 모습으로 제공되는 글이지만 이 늦은 아침, 침침한 방, 언어의 화로를 뒤적여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초라한 밥 한 그릇이라도 찾아 낼 수 있다면 좋겠다. 그 언어의 밥그릇 열어 우리를 향한 초기 메도디스트들의 뜨거운 격려와 응원의 소리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나형석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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