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한인교회 단기선교의 문제점들 (Issues of Korean Short-Term Mission) 이제까지 논의한 시대적인 배경과 아울러 한국교회와 해외의 많은 한인교회들은 다방면으로 단기선교사역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단기선교에 참여하면서도 실제 단기사역의 효과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단기선교 프로그램을 잘 개발하지도 못했다. 단기선교와 관련한 문제(issue)들은 대개 단기선교사 혹은 팀과 파송교회, 현지의 선교사들이 가진 단기선교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선교현장에 대한 연구부족에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단기선교 팀들이 가지는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비전 없는 비전여행 (Vision Trip without Vision)
단기선교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선교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선교란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고 그 계획 (하나님의 나라)을 위해 삶을 투자하는 것이다. 단기선교 역시 이러한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큰 그림 속에 있는 것이다. 많은 한인교회 청년들은 매년 단기선교의 형식으로 비전여행을 떠나면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자신의 삶을 향하신 비전을 깨닫지도 발견하지도 못하고 있다. 단기선교에 참가한 그리스도인들이 이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만 짧은 시간 선교현장에서 사역하면서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사역의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획일화된 사역모델 (Undeveloped Ministry Model)
수년동안 단기선교를 전문적으로 해온 일부 교회나 선교단체의 단기선교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의 단기선교 팀들은 선교지에 나가기 전에 선교현장을 연구하고 그 지역의 필요가 무엇인지 발견하려 노력하지도 않고, 사려 깊게 단기선교 계획을 수립하거나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는다. 또한 선교에 대한 사전훈련을 받지도 못하고 선교지의 문화나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만 관심의 초점을 두고 있다 (박기호 1999b).
또한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팀들은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단기선교 팀들 가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다. 준비와 훈련없이 도착한 팀들은 간단한 현지어를 배우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대부분 영어조차도 할 줄 몰랐다. 대부분 찬양 몇 곡을 부르고, 드라마를 연출하고 전도지를 배포하는 것이 그들이 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이었다. 따라서 단기선교 팀들은 현지 선교사의 사역한계를 넘어서 선교할 수 없게 된다. 물론 해외의 한인교회의 경우 언어, 특히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사역자들이 많아서 현지인들과의 접촉이나 복음증거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의 한인교회 역시 사역의 내용 면에 있어서는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년에 수 많은 단기선교팀들이 선교지를 방문하지만 모든 팀이 동일한 프로그램과 사역을 가지고 온다고 생각해 보라. 그리고 이 팀을 위해 매주 혹은 매달 집회를 갖고 교회에 모이는 현지 성도들을 생각하면 좀더 사려 깊은 준비와 훈련을 통해 현지 교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준비와 선교훈련의 부족 (Lack of Preparation and Mission Training)
한국교회는 일반적으로 단기 선교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선발하는 좋은 절차와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단기선교 팀을 구성하고 마치 여행사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듯이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을 모집하는 일에만 모든 신경을 쏟다보니 자연스럽게 훈련이나 선발의 중요성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단기선교의 성패에 있어서 선교훈련은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요인(factor)이다 (Baeq 1998:11-23). 선교는 곧, 영적전쟁이다. 세상의 전쟁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훈련과 준비가 필요한데 하물며, 인간의 영혼을 담보로 한 영적전쟁은 말할 나위 없다. 물론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이 전쟁의 대세는 이미 아군에게 기울었지만, 여전히 최전선에서는 사단의 속임과 방해공작 속에 교란되고 실패하는 선교사들과 선교팀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않될 것이다. 이 전쟁은 본질적으로 이미 끝난 것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영적인 모순을 잘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할 일을 남겨 놓으셨다.
단기선교를 위한 선교훈련의 첫 번째 목적은 단기선교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통의 비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쿤스는 이 비전이 그룹의 동기와 사역목표를 점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필자는 사역적인 면에서의 비전뿐 아니라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비전을 나누는데 있어서 선교훈련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훈련의 둘째 목적은 선교훈련을 통하여 사역자들이 마음을 열고 선교현장의 문화와 현지인들을 대하도록 해주기 위함이다.
훈련의 세 번째 목적은 실제적인 사역의 경험을 개발하여 현장에서 다양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한 것이다.
네 번째 선교훈련의 목적은 일상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훈련하기 위함이다. 함께 모여서 찬양하며 예배하면서 영적인 가치와 태도의 변화가 생겨야 한다. 다섯 번째 목적은 실제 선교여행에 대한 일정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의논하기 위해서이다. 선교현장에서의 일정과 사역내용을 사전에 모든 사역자들이 숙지하고 있다면 현장에서 사역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문화 가운데서 봉사하고 가치를 배우고 태도를 이해하는 훈련을 위해서이다.
앤더슨 (Anderson)은 그의 논문에서 흥미로운 조사를 하였는데 그는 선교교육이 없는 교회와 있는 교회를 비교하였다. 두 그룹 다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현지 인물이었다. 두 지도자 그룹의 가장 큰 차이는 이미 프로젝트를 도와본 경험 면이었다. 프로그램도 그 그룹은 전도와 구성에 있어서 보다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선교지로 나가기 전 오리엔테이션, 전도기회, 그리고 개인적인 참여에 있어서 프로그램을 가졌을 때 더울 매력적이 되었다 (Anderson 1992:51-53).
훈련 프로그램은 단기선교의 질과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자질 있는 선교사들을 선발하고 적절한 훈련을 받도록 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파송해야 한다. 적절한 준비가 없이 나가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라고 볼 수도 없으며 진심으로 현지인들을 위하는 일도 아니다. 참가자들을 훈련할 때 피훈련자들의 인격과 몸가짐, 영적인 성숙에 촛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현지인들에게 있어서 실제 단기선교사역의 기술적인 면보다는 단기선교사 혹은 팀들의 행동과 태도가 더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남기기 때문이다 (Millham 1988:79).
현지 선교사/선교부의 문제 (The issues of host Missionaries/Missions)
성공적인 단기선교의 열쇠는 현지 선교사의 준비이다. 선교사는 차를 몰고 가는 운전사와 같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차를 가지고 와도 운전에 따라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즉, 현장의 선교사는 단기선교팀의 구성과 성격을 잘 이해하고 현장의 장기적인 사역과 협력하여 도움을 얻을 만한 사역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 없이 그저 단기선교 팀을 받아 자신의 사역을 홍보하거나 도움을 받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사역을 설명하는데 그친다면, 선교에 대한 지역교회의 모처럼의 투자와 열정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지역교회 지도력 문제 (Church Leadership Issues)
지도력 문제는 한국 단기선교의 근본적인 문제이다. 팀의 방향은 지도자들의 자질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도력 문제의 하나는 담임목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그가 얼마나 마음의 문을 열고 도와주느냐에 달려 있다. 동시에 교회 안에서 선교지도자들 (장로, 집사, 선교부원)은 선교에 대한 바른 관점을 가지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선교경험을 가지고 보다 나은 사역을 하기 위하여 문제점을 바로 파악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또 다른 결정적인 문제는 단기선교를 책임 맡은 사람의 지도력 결핍문제이다. 흔히 교회가 선교부의 장로나 집사를 임명하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팀을 잘 이끌만한 지식도 경험도 없다. 그들은 흔히 정신적인 후원자들로 그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매년 정기적으로 단기선교의 책임자를 교체하는 교회의 행정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지역교회의 어느 누구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없다
나.효과적인 단기선교를 위한 제언 (Practical Suggestions for Effective STM)
잘 준비된 단기선교팀은 파송하는 교회와 사역자들 자신, 선교현지 모두에 유익을 줄 수 있다. 이것은 1-2주의 단기선교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기도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었느냐에 좌우된다. 단기선교사역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하여 필자는 지역교회와 선교사역자 개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b>파송교회 (Sending Church)</b>
단기선교사를 파송하는 지역교회는 단기선교사들을 선발하고 훈련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지역교회 지도자들에게 몇 가지 제언을 당부하고자 한다. 이러한 책임을 잘 감당하면 교회로써도 많은 영적, 인적자원의 유익(benefit)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1. 단기선교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 (Have Faith in STM)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현지 선교사들과, 단기 선교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단기 선교에 대한 믿음을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기 선교에는 몇 가지 장점들이 있다.
단기 선교는 선교사 비자를 받지 못할지라도 단 기간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앤더슨이 말한 대로 “단기 선교의 경험을 적절하게 사용하므로 교인들을 갱신시키고 세계를 갱신시키는 불을 붙일 수 있다” (Anderson 1992: 9). 단기선교 팀은 자기들의 사역 경험을 통하여 선교사로서의 비전을 갖거나 확인할 수 있다.
단기 선교 경험은 자원자들로 하여금 장기 선교사가 되도록 격려할 뿐 아니라 아직 헌신되지 않은 지도자들로 하여금 세계선교에 대한 안목을 갖게하여 국내복음화와 세계 선교에 참여하도록 한다.
2. 사역자 선발 및 훈련 (Selection and training of workers)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훈련하여 사역하게 하였던 것처럼 한국교회는 선교지도자들을 선발하고 훈련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택을 바로 하지 않으면 훈련이 무의미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단기 사역을 위하여 아무나 선교지로 보내서는 안 된다. 헌신되고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내 보내야 할 것이다. 선교훈련은 선교에 관련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선교훈련을 통해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구체적인 준비 (Preparation)
단기선교 팀은 가능한 한 자기들이 찾아가는 사역 대상 민족, 언어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대상 민족에 맞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의 싸움이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공중의 권세 잡은 자와 싸우는 영적 전투임을 알고 스스로 기도할 뿐 아니라 교회내에서 단기선교를 위한 중보기도자들을 모집하고 훈련해야 할 것이다.
4. 선교사들과 현지 지도자들과의 협력 (Cooperation with missionaries and local leaders)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성공적인 단기 선교는 사역 대상국에 있는 선교사들 및 현지인 지도자들과의 협력이 열쇠이다. 선교지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그들이 가져간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없다. 단기선교 팀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선교지로 떠나기 전에 시간표를 잘 짜야한다. 갑작스런 방문으로 현지에서 사역하는 정규선교사들의 정규사역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5. 전문적인 선교단체와의 동반사역 (Partnership with Mission Agency)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팀은 수년간 단기선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사역해온 선교단체에 가담하여 단기 선교를 배우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별히 지역교회의 경우 매년 단기선교를 실시하지만, 매년 사람들이 바뀌기 때문에 사역의 노하우가 집적되지 않는 단점을 전문선교단체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미주에만 해도 전문적으로 단기선교를 도와주는 단체가 Come Mission, The Seed International, Son ministry 등이 있으며 국제 선교단체에서도 지역교회의 단기선교를 도와주고 있다.
6. 차세대 지도자를 개발하라 (Develop Next Generation Leaders)
지역교회는 선교목사를 두고 선교사역을 조직적으로 담당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특히 미주지역에 있는 한인교회들은 이중언어를 구사하고 이중문화를 가진 차세대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한인 1.5세와 2세들은 세계선교를 위한 훌륭한 자산이다. 자원을 투자하여 그들을 교회에서 단기선교를 통하여 훌륭한 일꾼들로 개발하여야 한다.
<b>파송선교단체 (Sending Mission Agency)</b>
전문적인 선교단체의 경우 전략적인 단기선교를 위해서 지역교회와 선교사의 교량역할을 하며 주도해 가야 할 것이다. 많은 선교단체들이 선교에 관심이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모아 단기선교를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지역교회를 돕고 지역교회를 훈련하여 단기선교를 담당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선교단체는 지역교회와 같은 수준에서 단기선교를 진행해서는 안될 것이다.
1. 교회와 경쟁하지 말고 교회를 도우라 (Not Compete but Help Local Churches)
일부 선교단체는 지역교회의 단기 선교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은 틈새를 통해 지역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단기선교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여름 단기선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참가자들 중 선교에 헌신한 일꾼들을 선발해서 선교단체의 인적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한인교회 역시 선교단체와의 경쟁적인 위치에서 단기선교를 개발하고 사역해 왔다.
지역교회와는 달리 선교단체는 단기선교에 대한 노하우를 집적할 수 있으며 파송된 선교사들과 연결된 선교사역을 개발할 수 있다. 반면에 지역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선교단체는 다양한 선교 프로그램을 지역교회에 제공하고 지역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선교단체가 추구하는 전략에 투입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단기선교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다.
2. 장단기 협력사역을 개발하라 (Develop Short-Term Ministries)
단기선교를 통해 선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결국 이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관리하며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선교사의 역할이 요구된다. 또한 단기선교 프로젝트의 경우 선교현장의 사역에 몸담고 있는 선교사들이 전반적인 안목으로 계획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선교단체는 파송한 장기선교사와 더불어 단기선교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구체적인 준비방안을 교회에 제공함으로 협력사역의 중재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3. 프로그램을 제공하라 (Provide Mission Training Program)
지역교회에서 단기선교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는 많은 재정과 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투자의 가치는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교회가 선교전문가를 키우기보다는 교회행정에 의해서 선교담당자를 교체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1-2년 마다 선교담당자를 교체하기 때문에 실제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교회에서 단기선교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선교단체는 이러한 교회의 실정을 감안하여 지역교회에 적절한 단기선교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교회가 효과적으로 단기선교를 감당하고 자료를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4. 단기선교를 네트워킹하라 (Network the Short-Term Mission Teams)
선교단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단기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들을 네트워킹하는 것이다. 단기선교를 네트워킹하는 것은 선교의 자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선교지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파송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각 지역교회의 단기선교 노하우를 집적하여 새로 단기선교를 시작하는 교회를 돕고 전문적인 선교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b>단기선교 사역자 (Short-Term Missionary/Team)</b>
단기선교에 참가하면서 해외의 이국적인 환경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나 영적 자기만족을 위한 목적을 갖는 다면 이는 하나님 나라의 막대한 시간과 재정의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다시 한번 단기선교의 동기(motivation)를 점검해 보라. 만약 자신의 동기가 하나님 앞에서 만족할만하지 않으면 다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선교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마음에 새겨두길 바란다.
1. 배우는 기회로 삼으라 (Take the opportunity as learning occasion)
단기선교는 준비와 사역의 전 과정이 배움의 기회 바울은 디모데 에게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딤전 4:4)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람들의 가치는 문학을 통해 대변된다. 동서양의 종교적인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소설 중 서양의 것으로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들 수 있으며 동양의 것은 고은의 “소설 화엄경”을 꼽는다. 천로역정의 주인공인 크리스찬은 길을 떠나 하나님의 도성에 가기 위해 모든 역경과 유혹을 뿌리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화엄경의 주인공인 소년 선재는 길을 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배움의 과정에서 도를 깨우치게 된다. 물론 화엄경의 선재가 들어선 길은 목적지가 없는 방황의 길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태도에 있어서 바울이 가진 종교적 삶의 태도는 동양적인 것에 더 가깝다고 볼 수있다. 지역교회나 선교단체가 주관하는 단기선교훈련을 통하여 사역자들은 선교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중보기도법,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회복해야 한다. 단기선교를 통하여 정말 하나님께서 내 삶 가운데 구체적으로 역사하신다는 사실만 깨달아도 이미 모든 것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적으로 단기선교를 통하여 선교 지망생들과 후보자들은 다른 문화를 접촉하고 선교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될 것이다. 다른 민족을 이해하고 선교의 폭넓은 관점을 갖기 위하여 할 수 있으면 여러 나라에 가서 사역 경험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선교지의 문화뿐 아니라 모문화와 선교현장의 문화의 사이(in-between place)에서 살아가는 선교사들의 제3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2. 헌신의 기회로 삼으라
90년대 파송된 장기선교사의 90% 정도는 단기선교의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단기선교를 통하여 선교사로써의 부름을 확인하고 장기선교사로 헌신하였다. 단기선교는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기회이며,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부르시는지 신중히 고민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위하여 재헌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3. 영적성장의 기회로 삼으라
단기선교는 무엇보다 낯선 문화와 환경가운데서 또한 영적으로 고립된 가운데 오직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하여 사는 법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필자는 수 십 차례 단기선교팀을 이끌면서 무엇보다 이들이 하나님 앞에 사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기도와 응답이라는 역동적(dynamic)인 관계가운데 영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단기선교는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가장 기본적인 필요(need)에 처하게 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기도로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과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법을 통하여 자신이 영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b>단기선교 지도자 (STM Leadership)</b>
단기선교팀의 지도자로 그룹을 섬기는 일은 지도자 개인의 영적생활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써의 리더쉽을 훈련하는데도 매우 유익한 도움이 된다. 또한 개인적뿐 아니라 교회적으로도 단기선교를 통해 훈련된 지도자들을 교회사역에 투입함으로 많은 유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단기선교팀을 이끌고 현장에 나가는 단기선교 지도자로써 어떠한 기본적인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몇 가지로 살펴보겠다.
1. 단기선교의 수레바퀴를 이해하라 (Understand the Short-Term Mission Wheel)
단기선교는 다양한 요인들로 구성된다. 아래의 그림 6은 단기선교의 수레바퀴를 표현하고 있다. 먼저 단기선교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세 요인을 파송교회(SB: sending body), 선교현장(MF: mission field), 단기선교팀(STM)의 ‘단기선교 피라미드’라고 부른다. 즉 파송교회가 보낸 단기선교팀이 선교현장에서 사역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만으로 단기선교의 피라미드를 굴려나갈 수는 없다. 이 단기선교 피라미드에 강력한 파워(power)를 전달하는 핵심 축은 바로 성령(HS: the Holy Spirit)이시다. 선교에 있어서 성령의 능력과 역할은 절대적이어서 이 피라미드를 운행해 전진하는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단기선교의 피라미드만 가지고 단기선교를 운영해 나가는데는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삼각형의 수레바퀴를 굴린다고 생각해 보라!).
성령의 사역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바로 단기선교 피라미드를 둘러싼 선교사(M1:missionary)와 단기선교 지도자(M2: moderator)의 원(圓)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선교사와 단기선교지도자는 성령이 주도하시는 단기선교팀의 사역을 돕는 역할인 것이다. 단기선교지도자는 단기선교팀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의 준비와 훈련을 책임지고 선교현장에서는 선교사가 단기선교팀을 훈련하고 사역을 주도해 가는 일에 책임을 맡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단기선교의 수레바퀴를 이루는 모든 요인들이 제자리를 잡을 때 하나님의 선교는 성령의 역사와 인도하심가운데 놀라운 가속력을 받게 될 것이고 거대한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확장시키는 놀라운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2. 섬김는 리더쉽을 개발하라(Develop the Servant Leadership)
단기선교 지도자는 단기선교팀의 모든 문제를 지시하고 인솔하는 권력자(power leader)가 아니다. 단기선교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한다.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의 팀으로 엮어내는 것이 바로 지도력의 미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팀웍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지도자는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분야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쉽을 발휘하도록 돕는 조정자(coordinator)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5대 군사정책 중의 하나는 ‘모든 인민의 간부화’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게끔 훈련하고 조정하고, 섬기며 돕는 역할이 바로 단기선교 지도자의 역할인 것이다. 단기선교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분야에서 전문적인 책임감을 지게 되면 팀 전체적인 협력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지도자 한 사람이 모든 권한을 지게 되면 지도력의 공백이 생기게 되며 팀웍도 깨지게 된다.
3. 하나님을 위한 사역이 아닌 하나님과 사귐에 열매맺게 하라
선교현장에서 단기간 주어진 사역을 진행하다보면 사역으로 인하여 진정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단기선교팀의 지도자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하나님께서 일하시며 역사하시는 것을 바라보도록 돕는 것이다. 지도자로써 모든 사람들의 환경과 참여동기를 알고 개인이 단기선교 사역을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한 영적사역이다.
4. 하나님 선교(Missio Dei)의 관점을 개발하라
단기선교 지도자로써 자신이 맡은 단기사역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선교계획을 거시적인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팀의 사역만 바라보는 미시적인 안목은 늘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교신학과 선교역사, 사역현장의 교회역사와 선교열매 등 거대한 하나님의 구속계획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 결론
21세기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환경을 돌아볼 때 단기선교라는 도구는 하나님께서 마지막 시대에 마지막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서 준비하신 도구라는 사실을 부인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 이미 많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에서 단기선교를 실시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선교지 방문이나 선교체험 프로그램 정도로 생각하고 엄청난 하나님의 재정과 시간을 사용해 버린 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청지기적 자세가 아닐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순간에 교회들에게 맡기신 엄청난 축복에 대한 책임을 물으실 것이다. 이때 한 달란트 가졌던 게으른 종과 같이 책망받지 않기 위해서 지역교회는 모든 성도들에게 부으신 축복을 점검하고 이 은혜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인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한인교회의 단기선교를 점검해 볼 때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비전, 1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단기선교의 사역모델, 적절한 훈련과 준비, 지역교회의 선교지도자 개발등에 미비한 점을 보여왔다. 지역교회뿐 아니라 선교현장에서 장기선교사로 사역하는 그리스도인들 조차도 단기선교팀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건축하기보다는 자신의 사역지를 홍보하거나 현지교회에 과시하는 수준에서 단기선교팀을 이용하지는 않았나 생각된다.
21세기 하나님께서 지역교회에 부으신 축복을 건설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파송교회는 단기선교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지원해야 할 것이며, 단기선교 사역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구체적으로 단기사역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회적인 차원에서 도와주고 현지선교사들과 전문 선교단체와 협력해야 한다. 선교단체의 경우에도 지역교회와 경쟁적인 차원에서 단기선교를 운영하지 말고 오히려 지역교회의 단기선교를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파송한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장단기 선교협력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지역교회가 효과적으로 단기선교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선교단체는 오랜 단기선교의 경험을 통해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교회에 제공하면 지역교회의 선교전문가를 양성하고 선교하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단기선교에 참가하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단기선교를 단순한 해외 여행이나 선교지 방문으로 생각하지 말고 세상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 개인의 삶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사역의 훈련과 영적인 성숙을 통하여 단기선교를 인도하는 지도자로 성장해야 한다. 단기선교 지도자는 단기선교의 사역구조와 전략을 하나나님의 나라 차원에서 이해하고 섬기는 지도력을 통해 단기선교에 참가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 깊이 있는 만남을 통해 그분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