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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

20111107055249

나이 스물 여덟…
남자는 어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습니다.
나이 스물 여섯의 여자는 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그들은 성당에서 사람들의 축복 속에 조촐한 출발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요.

그때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이었습니다.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불이 나고 말았던거죠.
그사고로 아내는 두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

모든것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것을 잃어 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만들어갈 그 수많은 추억들을 이제는 더 이상 아내와 볼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 후로 남편은 늘 아내의 곁에 있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아내는 스스로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남편은 늘 곁에서 아내를 도와 주었습니다.

갑작스런 불행으로 처음엔 아내가 많이 짜증도 부리고, 화도 냈지만,
그저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 주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늘 미안했었나 봅니다..
당신을 그 불속에서 구해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두 눈을 잃게 만든 것이…

그렇게 또 다시 시간은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응이 되어서야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세상의 하나뿐인 목발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아내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시간은 그들에게 하나 둘씩 주름을 남겨 놓았지요,
아름답던 아내의 얼굴에도 세월의 나이테처럼 작은 무늬들이 생겨나고,
아내에겐 여전히 부드러운 남편의 손도 세월이 지나쳐 가지는 못했습니다.

남편은 이제 아내의 머리에 난 하얀 머리카락을 보며 놀라기도 했답니다.
“이제 겨우 8월인데 당신의 머리엔 하얀 눈이 내렸군…“

어느 날인가 아내는 남편에게
“소원이 하나 생겼어요..
이제는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을 보고 싶어요..
벌써 세상의 빛을 잃은 지 수십년이 되었지만 난 아직도 기억한답니다.
당신의 그 맑은 미소를…
그게 마지막까지 내가 본 당신의 모습이니까요”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길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죠.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않은 아내에게 이식을 해주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 후 말이 없었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이제 살아온 세상과의 작별을 부추기고 있었고,
그 작별의 시간은 남편에게 먼저 주어졌습니다.

아내는 너무 슬펐습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가 아무렇지 않을 만큼의 더 큰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도 잠시 뿐..
남편은 죽기 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 보이는 자신의 눈이지만,
홀로 남겨질 아내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남편은 유서에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주기를 바랬고,
아내의 소원을 늘 맘속에 품고 살아왔던 남편은 마침내 아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아내가 눈을 떴을 때 자신은 곁엔 없지만..
그렇게 남편은 아내에게 세상의 빛을 선물한 후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남편이 떠난지 얼마 후 아내는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여진 건 아무도 없는 텅 빈 병실 창문이었습니다.
아내는 천천히 창문가로 향했습니다.
창문 앞에는 편지 한통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남편의 마지막 편지였습니다.

아내는 조심스레 편지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당신에게 지금보다 훨씬 전에 이 세상을 찾아 줄 수도 있었는데…
아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각막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소..
하지만 난 겁이 났었소…
당신이 말 했었던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었을 때의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서 말이오….

더 이상 난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소,,,
그때, 당신은 눈을 잃었지만 난 얼굴을 잃었었소..
화상으로 흉칙해져 미소 조차 지을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소..
또한 우리 생활의 어려움과 모진 풍파까지도 말이오…

난 당신이 나의 그 지난 시절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맘은 아팠었지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 보다는 나을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오..

하지만.. 당신의 소원을 마지막까지 모른척 할 수가 없었소,,,
너무 늦게 들어줘서 미안하구려…
이제 남은 시간동안 그동안의 어둠은 잊고 환한 세상을 바라보며 살구려…

이 못난 나와 함께 살아줘서 고마웠소…
사랑하오…
사랑합니다.. 당신을..”

아내는 떨리는 손을 뒤로 한 채 창문 앞으로 다가가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난 알고 있었어요…
화상으로 변해버린 당신의 얼굴을…
그리고 더이상 예전에 나에게 보여줬던 그미소를 지어줄 수 없다는 것두요…

어느날 밤 잠을 자던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그동안 땀 흘렸다고, 지저분하다고 가까이 못오게 하던 이유도요…

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실망할까봐 걱정했던 당신..
예전의 미소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당신의 마음을 아니까요…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난 이미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그리고 실망스럽지 않았어요,,,
너무나 고맙구 미안했어요…
이런 나를 여태 늘 곁에서 지켜주고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
세상을 잃기 전보다 더 환하게 보이네요…
사랑해요..여보..“

그 후 아내도 얼마 안 되어서 남편 곁으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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