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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할 수 없었던 두 제자

image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세리출신 마태가 있었습니다. 마태가 예수님을 만나기전 가졌던 직업은 가버나움의 세리였습니다. 세리는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아야하는 직업으로 숫자에 대한 감각과 계산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당시 통용 언어인 아람어, 헬라어, 라틴어까지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어부출신 제자들보다 교육을 많이 받은 편에 속했습니다. 그러나 세리들은 당시 유대인들로부터 민족의 반역자로서 동족에게 해를 끼치는 자들로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세리는 명예로운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세리는 지배국인 로마정부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자였습니다. 관할지역에서 일정한 지역을 맡아서 자신이 세금을 미리 내고 주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그 차액을 착복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세금문제로 여러 차례 봉기가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이 세리들과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면서 심지어는 세리들과 같은 민족의 반역자를 처단하기로 맹세한 열심당원 가나안인 시몬도 있었습니다. 가나안인 이라는 말은 열심당원(셀롯: 눅6:15)을 뜻하는 별명입니다.

열심당원(Zealot)은 이스라엘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무력사용을 서슴지 않는 과격한 애국단체로서 로마정권과 로마인들에게 보복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로마정권에 아부하거나 협조하는 민족반역자들 즉 세리와 같은 자들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열심 당원이었던 가나안인 시몬과 세리였던 마태는 상식적으로는 함께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모두 나란히 예수님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서 어디에도 두 사람의 갈등과 싸움의 기록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열심당원 가나안인 시몬은 마태를 보자말자 감추어 두었던 비수를 뽑아 그의 가슴에 꽂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었을까요! 그것은 가나안인 시몬이 세리 마태를 만나기전에 먼저 예수님을 만남으로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주님 안에서 마태를 보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탄의 자리에 있었던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 나를 좆으라”라고 부르셨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사귀고 함께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로 치부되고 저들과 식사를 함께 한다고 하는 것은 부정한 일로 여겨지던 때에 예수님은 공개적으로 세리 마태를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초청에 세리 마태는 곧바로 응답합니다. “저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일어나 좆으니라(눅5:28)”

전통적인 유대인의 시각으로는 예수님이 제자를 선택하시는 방법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한 가지 보신 것이 있다면 영적인 잠재력을 보신 것입니다. 이미 갖추어진 사람을 부르신 것이 아니라 죄인을 데려다 만들어서 쓰시며 레위가 변화된 후 마태(‘하나님의 선물’이란 뜻)가 될 것임을 바라본 것입니다.

세금 장부기록의 전문가인 마태는 후에 마태복음을 기록합니다. 마태는 비록 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세리였지만 회심한 후에는 관리특유의 관찰력을 가지고 “품꾼 비유, 가이사의 세금이야기, 빚 탕감 비유” 등 수많은 비유들을 통하여 유대인의 왕이요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정확히 관찰하고 증거하는 마태복음(Gospel of Matthew)을 남기게 된 것입니다. 그의 과거의 경험과 지식까지 주님을 위해 쓰인 것입니다.

복음서를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마태가 겸손한 사람으로 변화된 것을 보게 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드러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에 대한 기사는 부름 받은 사건 외에는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가와 누가복음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데 마태복음에는 자기의 전직이 세리였다는 명예롭지 않는 사실을 굳이 밝히고 있습니다.(마10:3) 예수님을 만남으로 주님 앞에 선 자신의 한없는 부족함을 깨닫고 변화된 삶을 살아갔기에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와 증오, 원한의 감정을 사랑으로 이기는 삶을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마태와 열심당원(Zealot, 행1:13) 출신인 가나인인 시몬은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었고 사랑할 수 없었던 사이였지만 예수님을 만난 이후 제자가 되고 보니 둘의 관계가 정적의 사이가 아니라 함께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손잡고 일해야 할 신앙의 동지임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주님을 만난 이후 새로운 인생의 가치관을 가지고 주님의 안목으로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함께 주님의 제자 되어 손잡고 나아갈 수 있었던 삶, 이것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 자들의 삶속에서 일어났던 아름다운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 앞에 겸손히 응답하며 살아갈 때 사랑할 수 없는 자들까지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글쓴이: 장재웅 목사, 롱아일랜드연합감리교회 NY
올린날: 2010년 4월 1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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